흡연하지 않으면 수 초만에 꺼져...美 애연가들은 맛없고 불편하다 불만높아

경기도가 화재에 안전한 담배를 만들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KT&G를 상대로 담배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화재안전담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화재안전담배(Fire-Safe Cigarette)는 일정 기간 담배를 피우지 않을 경우 수 초 이내에 불이 꺼지도록 궐련지에 링(ring) 이나 밴드(band)를 덧붙인 담배다.

시발지인 미국에서는 2004년 6월 뉴욕주를 시작으로 37개주가 화재안전담배법을 시행하고 있고, 캐나다는 2005년 10월 화재안전담배법을 제정했다.

미국에서는 아예 미국화재예방협회(NFPA)를 비롯해 화재, 청소년, 의료 등 관련 단체 60여곳 이상이 참여하는 화재안전담배(fire safe cigarettes)라는 연합체가 조직돼 미국 전역으로의 관련 법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이 단체는 조만간 미국 인구의 85%가 담배화재로부터 예방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NFPA에 따르면 가정 화재에 의한 사망원인의 25%가 담뱃불에서 발생된다고 한다. 담배화재로 인해 연간 700명에서 900명이 사망한다는 보고도 있다.

화재안전담배는 미국 필립모리스가 궐련지 회사인 슈바이처-마두잇 社와 10년간 공동 연구해 자연소화 궐련지인 일명 'Banded Paper'를 개발해 이 제품을 생산하는 라인을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눈으로는 구별되지 않는 초박막의 밴드 두 개를 한 개비에 붙이는 것이다. 흡연하지 않으면 저절로 꺼지는 원리는 담배의 각초(궐련지 내의 살담배) 부위 중 밴드부위가 다른 궐련지의 부위보다 기공도가 작아 연소할 경우 연소선이 밴드부위에 이르면 각초 안으로 외부 공기의 공급이 줄어든다. 열량이 감소되고 연소 속도가 느려져 기존 담보보다 더 잘 꺼지게 된다.

KT&G에서는 미국으로 수출할 때 필립모리스로부터 이 밴드를 수입했다. KT&G측은 국내서는 화재안전담배에 대한 법적, 제도적 강제조항이 없어 제품 자체를 만들지 않았고 검토도 하지 않았다. KT&G 중앙연구원측도 화재안전담배에 대한 연구개발을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국내서 시판 중인 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의 외국산 담배도 마찬가지.

화재안전담배가 의무화될 경우 KT&G측은 "화재안전 담배는 생산단가가 갑당 40원이 증가하고 링 자체가 해외 특허에 독과점 품목" 이라면서 "국내 전 담배에 적용될 경우 수입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민은 애연가들 불만이다. 화재안전담배의 경우 그 특성상 잠시 재털이에 놓을 경우에도 저절로 꺼지게 돼 애연가들이 불편이 가중된다.담배를 쉬지 않고 계속 피게 만들게 된다. 더구나 화재안전담배는 맛과 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작년 말 미국의 한 지역방송은 "애연가들은 담배에 붙는 각종 세금에 불만이 많았는데 이제는 맛까지 빼앗아 버리게 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링이나 밴드를 장착하면 화학물질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탄기름(burnt oil)맛이라 비아냥도 있다. 이에 대해 금연가들은 담배맛이 떨어지니 금연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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