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SLV-I 발사로 세계 9번째 자력 위성발사국 등극
항공우주 선진국 진입 위해 한 단계 도약해야할 전환점

‘신 성장동력의 산실 대덕밸리를 가다’
(15)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1957년 구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 인공위성발사를 계기로 불이 붙었다. 그때부터 세계 강국인 미국과 소련의 각축전은 매우 뜨거웠다.

자극을 받은 미국은 그로부터 몇 개월 뒤인 1958년 1월 31일 익스플로러 1호 인공위성을 쏘았다. 소련은 다시 1961년 4월 12일 세계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을 실은 우주선을 우주에 보냈다.

이에 질세라 미국은 1969년 7월 20일 우주선 아폴로 11호에 암스트롱을 태워 세계 최초로 달에 사람의 발자국을 남겼다.

이때부터 주도권을 잡은 미국은 1980년 들어 우주왕복선 개발에 나섰고, 1990년대부터는 미국의 주도아래 16개 국가가 참여해 2010년 완성을 목표로 한 ‘우주정거장(ISS)’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인류의 우주개발 역사는 미국과 소련의 경쟁구도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지만 이젠 아시아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우주개발, 이젠 아시아다=중국은 지난해 유인우주선 ‘선조우 7호’를 쏘아 올려 중국 최초의 우주유영에 성공했다.

인도도 일본, 중국에 이어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려 아시아 우주 경쟁에 불을 붙였다.

우리나라도 이에 끼어들었다. 우주개발을 향한 수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해 한국 최초의 우주인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KSLV-1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리면 우리나라가 우주독립국임을 선언하는 촉매가 된다.

대한민국 우주개발을 앞서 이끌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약칭 항우연)’의 현주소와 내일을 조망해 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현주소=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한복판엔 인공위성 발사체 모습을 형상화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건물과 거대한 위성수신안테나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항공우주를 연구하는 산실로 20년 동안 자리잡아온 것이다.

1989년 한국기계연구소 부설 ‘항공우주연구소’로 설립된 이곳은 첨단항공기, 인공위성, 우주발사체 등을 연구 개발하는 ‘국가항공우주전문연구기관’이다.

항우연은 지금까지 ▲선미익 소형 항공기(반디호) ▲스마트 무인기 ▲한국형헬리콥터 개발 사업 등을 벌어왔다. 인공위성분야에선 ‘다목적 실용위성’과 ‘통신해양기상 위성’ 등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 손으로 만든 소형위성발사체 KSLV-I을 우리 땅에서 쏘아 올리기 위해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 ‘나로우주센터’를 지어 과학기술위성 2호의 자력발사에도 힘을 쏟고 있다.

669명의 직원들 중 연구직이 73%를 차지할 정도로 연구개발 중심 조직인 항우연은 말 그대로 항공우주분야 응용기술의 국가적 확산을 위한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우주인 꿈 현실로=2005년 11월 착수한 우리나라의 우주인 배출사업은 지난해 6월 이소연 박사를 우주에 보냄으로써 꿈을 이뤘다.

지금까지 세계 36개국 480여명의 우주인이 탄생했는데, 우리나라도 최초의 우주인을 배출하며 ‘유인 우주개발국가’ 대열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항우연은 우주인 배출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활용한 유인 우주실험 분야 연구를 계속하는 하면서 과학기술홍보대사인 이소연 박사의 대외활동을 통해 과학기술의 대중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우리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우리 땅에서=항우연은 1993년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1단형 과학로켓(KSR-I) 발사에 성공했다.

1997년과 1998년엔 2단형 중형과학로켓(KSR-II)을 쏘았고, 2002년 11월엔 국내 최초의 액체추진기관을 이용한 과학로켓(KSR-III)을 발사했다.


항우연은 고체 및 액체 추진기관에 의한 로켓개발경험과 이 과정에서 쌓인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100kg급 소형위성발사체(KSLV-I) 사업을 러시아와 함께 진행 중이다.

올해 이 우주발사체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는 자력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힘을 갖춘 세계 9번째 나라가 된다.

◇통신해양기상위성을 쏴라=미국의 TRW사와 공동 개발해 1999년 12월 21일 발사된 ‘다목적실용위성 1호’는 국가 정밀지도제작 및 GIS(지리정보시스템), 국토관리, 산불 감시 등 재해예방분야에 이용키 위해 국내 처음 개발된 다목적실용위성이다.

항우연은 이 위성을 개발하며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주도로 개발된 1m급 고해상도 지구관측위성 ‘다목적실용위성 2호’를 2006년 7월 러시아 플레체스크에서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다목적실용위성 1호와 2호 개발은 위성운용과 위성영상분야에서 기술적 경험을 쌓은 기회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질 높은 위성영상을 국내·외에 판매하는 등 상업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항우연은 지금 날씨나 시간대에 관계없이 해상도 1m급 전천후 영상자료를 얻을 수 있는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한 ‘다목적실용위성 5호’와 해상도가 1m보다 적은 영상자료를 얻을 수 있는 ‘다목적실용위성 3호’를 동시에 개발 중이다.

◇도약을 위한 전환점에=하지만 개발 중인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3호’는 2011년 ‘일본 로켓’에 실려 쏘아질 예정이다. 우리로선 무척 자존심 상할 일이라는 게 중론이다. KSLV-I의 자력발사에도 100kg급 이상의 무거운 위성을 우주로 실어 나를 기술적 준비가 안 됐다는 얘기다. KSLV-I 역시 핵심기술과 발사통제기술 등은 러시아의 도움을 받은 부분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소연 박사에 대해서도 ‘우주인’이냐 ‘우주관광객’이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기술과 노하우가 비약적으로 발전해가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 상황이지만 우주개발선진국들을 따라 잡아야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항공우주개발을 위한 기반마련에 힘을 쏟았다면 국민과 정부의 기대에 부응해 이제 본격적으로 항공우주선진국 진입을 위해 한 단계 발돋움해야 하는 전환점에 와있다”고 평한 것도 그런 취지로 풀이된다.

노형일 기자 gogonh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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