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마케팅에만 관심
우회경로로 유해콘텐츠 무방비 노출
"키즈폰으로 이렇게 쉽게 성인물에 접속할 수 있다니.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겁니다."
최근 기자는 아이들을 유해 콘텐츠로부터 보호해준다는 '키즈폰'의 실상을 취재하면서 학부모들의 원망 섞인 목소리를 여러 번 접했다. 상당수 학부모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줄지 말지 수만 번의 고민을 거듭하다가 현실과의 타협점으로 키즈폰을 찾는다.
부모들의 걱정만큼 키즈폰 수요가 증가하면서 신학기를 겨냥해 키즈폰을 판매하려는 통신3사의 경쟁도 치열하다. 인공지능(AI) 기반의 각종 유해 콘텐츠 차단 기능을 탑재하고, 자녀 스마트폰 관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특정 앱과 사용 시간까지 철저히 관리할 수 있다는 통신3사의 키즈폰 홍보 문구는 자칫 스마트폰을 아이 손에 쥐여줬다가 '판도라의 상자'가 될까 걱정하는 학부모들을 안심시키기 충분하다.
하지만 실상은 어떨까. 기자가 직접 사용해본 키즈폰은 통신3사의 홍보 문구와는 동떨어지게 허술한 시스템으로 유해콘텐츠에 사실상 무방비에 놓여 있었다. 통신사가 알려준 대로 자녀 관리 앱을 스마트폰에 깔고 유튜브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차단했지만 키즈폰을 사용하는 아이들 사이 널리 공유된 우회경로를 적용하니 통제와 관리가 가능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부모 몰래 유튜브를 시청할 수 있었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몇 번의 단순 클릭만으로 부모의 눈을 피해 얼마든지 유해 콘텐츠 접속이 가능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우회경로를 통해 유해 콘텐츠에 접속했을 때 흔적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폰은 키즈폰"이라며 유해 콘텐츠로부터 보호받고 있을 것이라 찰떡같이 믿는 부모의 착각 속에 오히려 관리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
SK텔레콤 SK텔레콤 close 증권정보 017670 KOSPI 현재가 97,400 전일대비 1,500 등락률 +1.56% 거래량 400,815 전일가 95,900 2026.04.17 11:18 기준 관련기사 미토스發 '보안 쇼크'…"AI 공격에 AI로 방어해야" '미토스' 보안우려에 과기정통부, 기업 정보보호최고책임자 긴급 소집 과기부·방미통위 "AI 적용해 불법스팸 줄어"…민·관 협의체 전체회의 , KT KT close 증권정보 030200 KOSPI 현재가 63,900 전일대비 300 등락률 +0.47% 거래량 109,413 전일가 63,600 2026.04.17 11:18 기준 관련기사 미토스發 '보안 쇼크'…"AI 공격에 AI로 방어해야" '미토스' 보안우려에 과기정통부, 기업 정보보호최고책임자 긴급 소집 KT, 산불 긴급복구 훈련 실시…"재난 상황에도 네트워크 안정"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close 증권정보 032640 KOSPI 현재가 17,510 전일대비 380 등락률 +2.22% 거래량 276,776 전일가 17,130 2026.04.17 11:18 기준 관련기사 LG유플러스, 일본 통신사와 6G·AI 협력…"혁신 사례 벤치마킹" 미토스發 '보안 쇼크'…"AI 공격에 AI로 방어해야" '미토스' 보안우려에 과기정통부, 기업 정보보호최고책임자 긴급 소집 등 통신3사에 해결책을 물었더니 앵무새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통신사는 "모든 우회경로를 차단할 수는 없다"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뚫으려는 아이들을 당할 수가 없다" "통신사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단말기 제조사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216,500 전일대비 1,000 등락률 -0.46% 거래량 6,983,746 전일가 217,500 2026.04.17 11:18 기준 관련기사 실적 장세 본격화…반도체 다음에 뜰 종목은? 삼성전자, 북미서 'AI 기반' 홈 라이프스타일 제시 1시간만에 2만명 털렸다…삼성전자, 임직원 개인정보 '무단수집' 직원 고소 는 자사 유튜브를 통한 우회경로 지적에 대해 "홈페이지와 연동돼 정책을 변경해야 하는 데 시일이 걸린다. 사업부에서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답했다. 소프트웨어 일괄 업데이트를 통해 관리 구멍을 막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자사 이해관계에 따라 대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통신사와 제조사는 자녀 관리 앱을 벗어날 수 있는 쉬운 우회경로가 있다는 것은 물론, 키즈폰의 한계에 대해서도 오래전부터 인식하고 있었다. 유해 콘텐츠를 접하는 우회경로가 만연하다는 공공연한 비밀을 숨긴 채 부모의 불안에 기대 키즈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회경로를 지적하자 통신사가 차선책으로 내놓은 각종 유해콘텐츠 차단 설정 방법들은 부모가 일일이 따라 하기 번거롭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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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폰 판매가 해마다 급증하는 만큼 정부의 관리가 절실하다. 이제라도 통신3사와 제조사는 '부모의 마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유해 콘텐츠 관리에 진심으로 나서야 한다. 청소년 SNS 금지 등 세계 각국의 규제가 거세지는 분위기 속에서 정부가 통신사의 과대광고를 묵인하고 이대로 키즈폰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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