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올 세계 성장률 팬데믹 이전 평균 못 미쳐...고유가 국면 지속"
올 세계 성장률 3.0%로 유지…美·中 상향 조정 영향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지난해 대비 성장률이 0.4%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팬데믹 이전 10년 평균(3.7%)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등 성장 동력에도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세계 경제 성장을 억누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KIEP는 12일 '2026년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미국이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유럽과 일본은 저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KIEP가 이번 보고서에서 제시한 3.0%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직전 전망치(3.0%)와 동일한 수준이다.
KIEP는 "중동 전쟁 변수에도 성장 전망치를 유지한 것은 보수적으로 잡았던 미국·중국 등 주요국들의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결과"라며 "3.0% 성장률은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 국면에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중동 에너지 충격 장기화,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에도 계속되는 통상 불확실성, 주요국 재정부담 확대와 국채시장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성장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도 3.1% 수준에 머물며,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올해에 그치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일 미국-이란 전쟁이 곧 끝날거라는 기대감에 국내 증시가 연이틀 상승 출발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연설 후 2% 이상 하락하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영상이 생중계 되고 있다. 2026.4.2 조용준 기자
美는 양호한 성장...유럽·日 다소 저조
KIEP의 전망치 유지는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 상향에 따른 결과다.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비용 부담과 관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AI 투자 호조가 유지되면서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2.0% 성장세는 종전 전망 대비 0.4%포인트 상향 조정한 수치다.
유럽은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독일은 재정지출 확대에도 제조업 부진으로 회복세가 제한되며 0.9%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의 경우 교역 조건 악화와 대외 수요 둔화로 0.7% 성장에 머물 것으로 관측됐다.
세계 경제에 파급력이 큰 중국의 경우 부동산 부진과 더딘 내수 회복에도 불구하고 AI·로봇 등 전략 산업 투자와 적극적 재정 확대 기조에 힘입어 4.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강세폭 점차 축소....원화값 점진적 안정화
달러화는 올 상반기 예상보다 높은 물가와 미국의 금리 동결 가능성으로 달러 강세 압력을 받겠으나, 하반기와 내년에는 금리 인하 기대가 확대되며 강세폭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KIEP는 "중동발 유가 상승과 이에 따른 물가 상승, 안전자산 선호 등은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지정학적 긴장완화와 금리 정상화 기대 등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다가 하반기와 내년으로 갈수록 점진적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 상방 요인으로는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 확대에 따른 달러화 강세, 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을 지목했다. 국내 성장 둔화 가능성,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 확대,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약화할 경우 원화 강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 확대에 따른 달러화 강세 완화, 반도체 수출 회복에 따른 경상수지 개선, 외국인 증권자금 유입 재개, 국내 금융시장 안정 등은 환율 하방 요인으로 꼽혔다.
KIEP는 구체적인 환율 전망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주요 국제 투자은행들은 원·달러 환율이 2분기 1480원선, 3분기 1461원, 4분기 1450원선으로 떨어지며 연말로 갈수록 원화가 완만하게 절상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제유가 85달러 고유가 국면 유지
국제유가의 경우 중동 전쟁 전 수준을 상회하는 고유가 국면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다만 내년에는 휴전 지속, 해상운송정상화, 공급 제약의 점진적 완화 등의 영향으로 유가가 전쟁 전 수준은 상회하되 올해보단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KIEP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극심한 유가 변동성이 내재된 가운데, 향후 미·이란 무력 충돌 해소 여부가 유가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비OPEC+ 증산이 일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시장 안정을 위해 방출했던 전략비축유를 재비축하는 과정에서 내년까지 대규모 매수 수요가 유입될 전망이며, 이에 따라 고유가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국제유가 평균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85.4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에너지정보청(EIA·87.41달러) 전망치보다 낮고 국제통화기금(IMF·82.22달러)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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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는 이날 전망에서 학계와 정부, 민간연구소 전문가 4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미·이란 전쟁이 올해 미국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을 모은 결과 월평균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이상 0.3%포인트 미만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미·이란 전쟁 이후 올해 말 국제유가(WTI) 전망치로 배럴당 90달러 초과~100달러를, 미국 기준금리 중윗값으로 3.25~3.50%를 제시했다. 전문가는 향후 2~3년간 세계경제를 위해 현재 주요국 정부가 추진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로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 및 주요 분쟁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 강화'(53%)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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