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의 변신'…민간과 손잡았더니 확 달라진 '우리 동네'
대학·교회·동호회 협력 공공공간 잇따라 확장
닫힌 캠퍼스가 주민 정원이 되고, 줄어든 배드민턴장 자리에 황톳길이 들어섰다.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야구장은 내년부터 주말마다 지역 동호인에게 열린다.
옛 주민센터 건물은 어르신 무료급식 공간으로, 교회가 내준 자리는 어린이 놀이시설로 바뀌었다. 행정 혼자서는 풀기 어려운 공간·재원·인력의 빈자리를 지역 민간이 채우면서 서울 서대문구 곳곳의 풍경이 새로 그려지고 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왼쪽)과 윤동섭 연세대학교 총장이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학교 체육시설 개방 업무 협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서대문구 제공.
30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최근 감리교신학대학교(독립문로 56) 정문 주차장 인근 1000㎡ 규모의 노후 주민쉼터를 도심 속 정원으로 새단장했다. 2010년 '대학 담장 개방 녹화사업'으로 처음 조성된 이 쉼터는 시간이 흐르면서 시설물이 낡고 훼손돼 정비가 시급한 상태였다.
구는 사업비 1억5000만원을 들여 두 달간 대대적인 환경 개선에 나섰다. 겹벚나무 등 교목 62주와 화살나무 등 관목 1873주, 수국 247주, 서부해당화 7주를 심었고 낡은 퍼걸러(정자와 비슷한 휴게시설)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교체했다.
야외 운동기구를 새로 들이고 바닥 포장과 경계석을 다시 손봐 보행 안전성도 높였다. 대학이 캠퍼스 일부를 시민에게 내준 출발점에 행정의 손길이 더해지면서 캠퍼스가 한층 열린 공간으로 거듭났다.
서대문구는 지난 27일에도 윤동섭 연세대 총장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학교 체육시설 개방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연세대 신촌캠퍼스 야구장은 내년부터 5년간 매주 주말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서대문구 거주 야구협회 소속 동호인들에게 개방된다.
연희동 안산자락에 자리 잡은 안산황톳길도 시민의 양보 위에 세워졌다. 2023년 8월 길이 450m, 폭 2m 구간으로 문을 연 안산황톳길은 이달 현재까지 누적 방문객 118만명을 넘어서며 '맨발 걷기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구가 2024년 초 100m 구간을 추가 조성하면서 황토볼장과 황토족탕, 발씻기족욕장 등 부대시설을 새로 만들었다. 이는 기존 배드민턴장 2면 중 1면이 사라지는 결정이었다. 샤론배드민턴클럽 회원들은 운동 공간이 줄어드는데도 더 많은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흔쾌히 동의했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는 황톳길 효능과 걷기 방법을 주민에게 알리며 조성 전 과정에 자문으로 참여했고, 당시 주민들의 적극적인 홍보로 명소화에 힘을 보탰다.
지역 교회와의 협력도 두드러진다. 구는 지난달 북가좌2동 충신교회(담임목사 강남우)와 '행복한 밥상 2호점' 운영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옛 북가좌2동주민센터(응암로1길 10) 자리에 들어선 행복한 밥상 2호점은 678.5㎡ 규모에 최대 220석 급식 공간과 다목적 주민시설을 갖춘 복합 커뮤니티 공간이다.
충신교회는 초복·중복·부활절·크리스마스 등 연 4차례 500여 명분의 특식을 후원하고, 연중 자원봉사자 파견과 겨울철 집중 봉사도 맡는다. 교회의 휴게공간과 주차장 일부도 함께 쓰기로 했다. 구는 유휴공간 제공과 후원금의 투명한 집행, 지역 복지 파트너 교류로 협력에 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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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자리는 또 다른 교회가 내줬다. 구는 최근 홍광교회가 공간을 제공한 자리에 '서울형 키즈카페 서대문구 홍제1동점'을 열었다. 266㎡ 규모의 공공형 실내 어린이 놀이시설로 '산과 물이 어우러진 도심 속 자연 동산'을 주제로 꾸며졌다. 상상 동산, 출렁출렁 모험폭포, 대롱대롱 암벽, 상상 창작소, 상상 아지트 등 다섯 개 공간이 마련됐다. 이번 홍제1동점을 포함해 서대문구가 운영하는 서울형 키즈카페는 모두 다섯 곳으로 늘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신뢰할 수 있는 지역 기관과의 협력으로 주민 복지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모델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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