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독자 외교 경로 사라져
허커비 대사 '팔레스타인 부정'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팔레스타인과의 주요 대화 창구였던 국무부 산하 팔레스타인 사무소(OPA)를 19일 공식 폐쇄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미 국무부 내부 메모를 입수,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예루살렘에 위치한 OPA는 지난 16일부로 공식적으로 운영을 종료했다. 메모에는 "OPA는 2025년 5월 16일부로 문을 닫는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앞서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달 초 브리핑을 통해 OPA의 업무가 예루살렘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통합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나, 폐쇄 날짜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시절인 2018년, 텔아비브에 있던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고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뤄온 별도의 예루살렘 영사관을 폐쇄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팔레스타인 사안을 직접 다룰 수 있도록 OPA를 재설치했으나, 최근 재집권한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이를 폐쇄했다.
이번 결정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촉발된 2023년 가자지구 전쟁 이후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룰 미국의 독립된 외교 경로가 사라지는 결과를 낳았다.
가디언은 "OPA가 폐쇄됨에 따라 팔레스타인 문제는 이제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아래에서 관리된다"며, 허커비 대사는 과거 "팔레스타인은 실재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한 바 있어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악화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폐쇄 조치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을 대폭 확대하는 상황에서 진행된 것으로, 중동 내 긴장을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높다.
실제로 이날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지난 하루 동안 이스라엘 폭격으로 팔레스타인인 136명이 사망했으며, 전쟁 이후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는 총 5만3천486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한편 하마스는 현재 미국과 직접 협상을 진행하면서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와 가자지구의 재건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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