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현실화" 韓1분기 역성장에…증권가도 올해 전망치 하향
한투증권 연간 성장률 전망치 0.7%로 하향
하나증권도 0.8%로 낮춰…"내수, 수출 다 취약"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의 수렁에 빠지자 증권가에서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잇달아 하향조정하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의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25일 '한국 1분기 GDP: 악화된 내수와 불안한 수출' 보고서에서 "1분기는 예상된 바닥이었지만 그 깊이는 예상보다 깊었다"며 "1분기 역성장을 반영해 2025년 연간 성장률 전망을 기존 1.1%에서 0.7%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하나증권 역시 "대내외 부진, 향후 불거질 수 있는 불확실성을 감안 시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낮췄다.
전날 공개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2%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앞서 2월에 내놓은 공식전망치(0.2%)를 무려 0.4%포인트 하회하는 수준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정적인 대내외 여건 속에서 민간 소비 및 투자 그리고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며 "내수의 기여도가 크게 감소하며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2020년 4분기 이후 첫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0%대 성장 우려가 현실화했다"면서 "아직 반영되지 않은 악재까지 고려한다면 내수와 대외부문 모두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1분기 바닥을 찍은 내수와 달리, 수출 하방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문 연구원은 "2분기부터는 정국 불안 완화와 함께 재정 조기 집행 및 기준금리 인하 등 정책 지원의 효과가 반영되며 내수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수출은 우려스럽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협상 여지는 남아있으나, 10% 보편관세 외에도 자동차 등 주요 품목별 관세,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수출 하방리스크가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2분기부터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전개되는 가운데 수출은 미약한 흐름이 이어지며 엇갈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 또한 "2분기부터 트럼프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되면 대외부문의 하방압력 확대도 불가피하다"면서 4월 1~20일 수출이 전년 대비 -5.2%로 역성장했고, 특히 대미 수출이 -14.3%를 기록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한미 무역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율이 낮아지더라도 보편관세 10%의 영향은 불가피하고, 앞으로도 품목별 관세,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여파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경제는 한미 무역협상 과정과 하반기 추경 규모 등에 따라 1% 성장률 달성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며 "금리 인하, 추경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09~2019년 한국 정부 추경의 성장률 제고 효과를 종합해보면 GDP 대비 1% 규모의 재정지출이 한국 성장률을 평균 0.33%포인트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성장 추세가 이어질 위험이 높다"면서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선제적이고 강력한 부양정책 추진이 절실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확인되는 소비 및 투자 사이클이 2분기 중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탄핵정국은 마무리됐지만 정책 컨트롤타워 부재가 이어지면서 아직도 재정정책이 적기에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역시 우려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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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혁 LS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수출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지만 결국 GDP의 근간은 자국 내에서 생산되고 사용되는 것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며 내수 부진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했다. 최 연구원은 "물가나 가계부채 관련 우려들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지만 현재의 경기상황에서 우선순위는 경기회복에 둬야 한다"면서 "한국에도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무슨 일이 있더라도(Whatever it Takes)'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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