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일각 "무게감 있는 카드"
가능성 놓고 다양한 해석 나와
"국무위원들과 함께 제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전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발언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제 미국 정부와 본격적인 협상의 시간에 돌입했다. 정부와 민간의 대응 역량을 총결집해 국익을 지켜나가는데 사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한 대행은 국무위원들에게 "그간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제기된 각종 불신과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관련 대응 상황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답하고 설명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여하는 국무위원들에 관한 당부인데 "(정치적) 오해를 불식시켜달라"는 주문은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한 대행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출마설부터 무소속 출마 후 단일화설 등 6월3일 조기대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휩싸여 있다. 경기장 관리인이 선수로 뛰는 게 옳으냐는 의문 등 정치적 오해를 받고 있는 당사자다.
대선 출마 문제와 관련해 뚜렷한 의견을 전하지 않으면서 논란은 증폭했다. 이런 가운데 국무회의 발언이 나온 것이다. 한 대행 발언을 놓고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된 대선 출마 요구에 선을 그은 것이란 해석도 있다.
대통령실과 총리실은 한 대행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향후 2주간 미국 관세협상 대응을 비롯해 대행으로서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한 대행은 대선 출마 관련 주변에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면서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에게 방미 경과를 보고받는 등 대미 통상 협상 전략을 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한덕수 대망론이 형성된 것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반격의 카드가 불가피한 국민의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한 대행의 불출마를 예견한 한 대행 측근은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최우선 대응과제인 우리나라 상황에서 통상전문가인 한 대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무게감을 갖기 위해서 '차기 대통령 후보'라는 타이틀을 활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른바 무소속 출마설에 관해 한 여권 관계자는 "호남 출신인 한 대행이 보수층을 끌어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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