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약·바이오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매출 4조를 넘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도 매출 1조원 이상 확대를 넘보고 있다. 램프업(생산량 증대) 중인 4공장, ADC(항체-약물 접합체), 일본 기업과의 파트너십 등이 올해 매출 향상을 위한 키워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로 5조 5705억 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매출 4조 5473억원 대비 약 22.5%, 1조원이 넘는 매출액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4조 클럽'에 이어 '5조 클럽' 입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1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를 새로운 기회의 원년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내달 완공 예정인 5공장에 이어, 6공장 착공도 계획하고 있다. 세계 1위 생산능력 수준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올해 매출 증대는 램프업 중인 4공장이 이끌 전망이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은 완공된다해도 곧장 생산능력을 풀가동할 수는 없다. 공장 가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점검하고 가동률을 올리고 규제당국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 업계는 대개 이 같은 과정이 1~2년이 걸린다고 보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공장은 풀가동 중이고 2023년 완공한 4공장은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가동률은 2022년 78.4%에서 4공장이 완공된 2023년 71.4%로 하락했다. 지난해는 75.2%로 다시 가동률이 올라갔다.
업계에선 리액터 교체 등을 감안해 CDMO 공장의 풀 가동률을 80% 정도로 보고 있다. 다음 달 완공을 앞둔 5공장의 경우도 올해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5공장이 2026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78만 4000ℓ로 늘어난다.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로 추가된 ADC 신약 수주도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항체의약품과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에 이어 차세대 항암제 기술인 항체약물접합체(ADC)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ADC 전용 생산시설을 완공했고 2027년 1분기를 목표로 ADC 완제의약품(DP) 생산 라인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암세포를 잡는 '유도미사일'로 불리는 ADC는 차세대 항암제 핵심 기술이다. 항체에 약물을 붙여 정확히 암세포에만 전달해 기존 항암제보다 치료 효과가 높고 정상세포의 손상을 막는다.
존림 대표는"ADC는 물론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를 비롯한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강화해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협업도 추진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 상위 20곳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에는 일본 도쿄에 영업 사무실을 개소하고 주로 일본계 제약·바이오 기업이 포진한 20~40위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할 방침이다. 존 림 대표는 글로벌 사업 확장에 대해 "미국 보스턴과 뉴저지 등에서 세일즈 오피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고 올해는 아시아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일본 도쿄 세일즈 오피스 역할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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