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째 주 비트코인 가격은 '꿈의 고지'인 10만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미 대선 후보 시절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실제로 친(親)가상자산 성향의 인물들을 기용하면서 이른바 '고래'라 불리는 기관투자자들의 추가 매집이 계속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월9일(한국시간) 오전 12시14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0.06% 내린 9만9583.98달러를 기록 중이다. 일주일 전 대비로는 2.32% 올랐고, 1개월 전 대비로는 31.15% 상승했다. 1년 전 대비 상승률은 126.92%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일 9만7000달러대에서 출발한 후 3~4일 이틀간 부진을 겪다가 5일 10만3900.47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6일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9만6000달러를 일시적으로 기록했으나 다시 올라 8일 장중 최고 10만547.88달러를 기록, 10만달러를 재돌파했다. 9일 현재는 다시 10만달러 이하로 내려온 상황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5일 출렁였을 당시 하방을 지탱한 배경에는 가상자산업계 큰손이 있었던 것으로 관측됐다. 가상자상전문지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7750여개 비트코인이 블랙록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추가로 구매됐다. 블랙록의 보유량은 약 50만개로 현 시세로는 489억달러 상당이다.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약 2.38%에 해당한다. 가격 하락을 매수의 기회로 삼은 것이다.
가상자산 채굴기업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 역시 5~6일 이틀에 걸쳐 1423개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입했다. 이로써 총 비트코인 보유량도 2만2108개로 증가했다. 시가로 21억7000만달러 상당이다. 이외에도 익명의 고래 투자자가 5890만달러 상상 비트코인 600개를 매입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이같은 움직임은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해 고래 투자자들이 신뢰를 갖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자산을 축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의 활발한 가상자산 투자가 이뤄지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친가상자산 행보가 주효한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폴 앳킨스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지명했다. 그는 친가상자산 성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규제론자'이자 미 SEC 위원장이었던 게리 겐슬러가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발맞춰 조기 사퇴하겠다고 밝힌 것도 연관선상에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79점(극단적 탐욕)이다. 전주의 81점과는 유사한 수준이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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