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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베일리 '재건축의 신'에 맞선 변호사, 주주 행동주의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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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 헤이홀더 대표이사 인터뷰
기업 경영권 분쟁 전문 변호사
재건축 절차에 문제제기
주주 행동주의 대변인으로 변신

허권 헤이홀더 대표이사

허권 헤이홀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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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의 신' 한형기와 맞선 변호사가 있다. 이 변호사는 강남의 상징 원베일리 재건축 당시 한형기를 상대로 직무정지 소송을 제기했었다. 욕망의 총체인 강남 아파트 재건축 과정에서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그가 자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법무법인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2023년 10월 주주의권결 플랫폼 '헤이홀더'를 인수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허권 헤이홀더 대표이사다. 아시아경제가 허 대표를 직접 만나 소설보다 재미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기업 분쟁 전문 변호사, 원베일리 재건축 과정에 문제 제기

허 대표는 재계에서 꽤 유명한 경영권 전문 소송 변호사다. 서울대학교 법학과,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제5회 변호사 시험 합격 후 법무법인 기현에 들어갔다. 기현은 기업 분쟁 전문 로펌이다. 허 대표도 금호그룹 경영권 분쟁, 삼성그룹 승계부터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까지 굵직한 소송에 관여했다.

상법, 회사법에 익숙한 그가 2020년 도시정비법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원베일리 재건축 과정에서 법을 대놓고 위반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적당히 묵인하면 수 십억원의 부동산이 생기는데 왜 문제를 제기했냐고 물었다.


원베일리 '재건축의 신'에 맞선 변호사, 주주 행동주의 이끌다 원본보기 아이콘

"재건축이 '속도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짓말도 쉽게 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압박해요. 원베일리 재건축 조합장 선거에서 투표용지를 다시 돌려주는 등 비밀 투표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어요. 보류지와 관련해서도 말이 많았는데, 특정인에게 34평 한강뷰 아파트를 시세의 절반값에 처분했습니다. 또 '재건축의 신' 한형기씨가 재건축 과정에서 도움을 주었다는 이유로, 그에게 분담금 부담 없이 동·호수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도록 했어요. 2조짜리 사업의 이권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과정이 엉망이었어요. 분노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모였고, 제가 총대를 메고 조합원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카페를 개설했어요. 조합장/부조합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문제를 계속 제기했고요."


허 대표는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제일 원했던 것은 최대한 돈을 아껴서 내 아파트를 잘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은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불법을 완전히 견제하지는 못했다. 그는 사후적으로 법적인 책임을 묻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에 물린 6억…주주환원이 문제로다
허권 헤이홀더 대표이사가 어플리케이션에 올라온 주주제안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허권 헤이홀더 대표이사가 어플리케이션에 올라온 주주제안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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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주주행동주의에 눈을 돌린 계기가 있다. 재건축이 마무리되고 어느 날 주식 계좌를 봤다. 보유 중인 주식 에이플러스에셋 을 확인하니 무려 3억원 가까이 손실이 났다. 회사는 좋은데 주주환원이 문제였다.


"저와 친구들이 에이플러스에셋 지분을 약 5% 보유하고 있더라고요. 다른 사람과 함께 주주환원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주주명부를 받는 것은 가능하지만, 실제 주주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어요. 우연히 토스 앱을 보다가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마이데이터를 이용하면 주주를 한 번에 모을 수 있겠다 생각했죠."


마이데이터 기획을 하던 중 '헤이홀더'를 알게 됐다. 헤이홀더는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한 번에 위임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헤이홀더를 이용하고 판을 키워보자고 생각했다. 다양한 종목의 주주들이 한자리에 모여있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1인 주주였던 박형렬 전 대표에게 연락해 헤이홀더를 인수하고 싶다고 전했다. 다른 의결권 플랫폼이 있었지만 '헤이홀더'에 꽂혔다. 허 대표는 "마이데이터 기능이 핵심이라고 생각했다"며 "주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의결권 플랫폼의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했고, 당시 유일하게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던 플랫폼이었다"라고 말했다.


2023년 9월 일사천리로 헤이홀더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플랫폼 정비를 마치고 재직 중인 법무법인 기현에 사직서를 냈다. 그에게 왜 사직서를 제출했냐고 묻자 "이해충돌 문제가 가장 컸고, 무엇보다 주주의결권 행사를 대리하면서 재미있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헤이홀더는 곧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세아제지 소액주주가 헤이홀더와 손잡고 주주행동에 나섰다. 아세아제지는 58년 만에 처음으로 중간배당과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이밖에 유비쿼스 , 비보존 등 소액주주들이 헤이홀더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목표는 밸류업…'상법 민주주의' 꿈꾸다

'상법 민주주의'. 허 대표가 꿈꾸는 자본주의다. 자본력을 가진 펀드보다 소액주주의 결집에 관심이 더 많다. 그는 "헤지펀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한계가 있다"며 "헤지펀드의 속성은 기본적으로 수익이고, 한국증시의 유동성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허 대표는 "언더독의 싸움이 주는 쫄깃쫄깃함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천성이 변호사다. 기업 분쟁 사건과는 다른 의미로 희열을 느낀다. 그래서 헤이홀더의 정체성과 운영도 소액주주를 중심에 두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헤이홀더를 운영해보니 한계도 경험하고 있다. 기업과 소액주주의 관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어서다.


"주주명부를 보면 주소만 공개하고 이메일은 없어요. 상법 시행령에 이메일은 지우고 공유하도록 나와 있거든요. 이상하지 않아요? 보호받아야 할 나의 개인정보는 주소인가요? 이메일인가요? 주소는 내가 사는 곳을 공개하는 셈이잖아요. 또 21세기에 의결권 위임을 받으려면 직접 주소지를 찾아가야 해요. 이 방식이 맞나 싶어요."


그는 헤이홀더 대표로 일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주주환원, 컴플라이언스, IR(기업설명회) 부족이다.


허 대표는 "원베일리 재건축 카페를 운영하는 것과 헤이홀더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며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듯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회사를 견제하는 것이 헤이홀더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경우 컴플라이언스 규정을 만들고, 주주와 소통하려고 노력하지만, 중견·중소기업은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그는 "주주를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허 대표는 "상장사라면 주주환원, 컴플라이언스, IR 세 가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헤이홀더는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법률 조언도 강화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에게 앞으로 계획에 관해 묻자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내실 강화'에 집중하고 싶다"고 답했다. 주주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던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소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해 사업 모델을 이미 구상 중이다.


그는 "카카오톡 역시 초기에는 돈을 벌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결국 방향은 옳았다"며 "헤이홀더 역시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담는 플랫폼이라는 측면에서 옳은 방향이고, 수익도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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