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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어린이집, 부모 출근 시간 맞춰 7시부터 운영"[K인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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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사는 아이에게 몰입
사무·간호사 선생님은 따로
복지부 어린이집 평가 최고

계열사 사업장을 돌아보던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사업장 인근에 아이들이 떠돌이처럼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왜 저렇게 부모 없이 다니느냐"고 했다. 부모들은 모두 일하러 나가고, 홀로 남은 아이들이었다. 이 회장은 아이들 안전이 염려된다며 어린이집을 만들라고 했다. 삼성은 그렇게 1989년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첫 번째 어린이집 사업을 시작했다. 직장어린이집 사업도 뒤이어 시작했다.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이사장을 맡은 삼성복지재단이 삼성 계열사 직장어린이집을 일괄 관리한다.


거제 조선소에서 약 500m 거리에 있는 삼성중공업 직장어린이집에서 만난 안소영 거제삼성어린이집 원장은 6월 식단을 짜고 있었다. 그는 “원장인 제가 먹이고 싶은 걸 먹이는 게 아니라 전국에 있는 삼성어린이집 원장님, 영양사분들과 함께 정한다”고 했다. 영양 성분 분석, 자연식 횟수 등은 물론 색깔 있는 음식으로 색깔 공부하기 등 각종 프로그램을 세심하게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정한다. “전국 삼성어린이집 아이들은 이렇게 까다롭게 짠 식단으로 모두 같은 음식을 먹어요. 위생관리, 영양 관리를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하는 겁니다.”

정부에서 어린이집 모범사례를 들여다볼 때 찾는 곳도 삼성어린이집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해 유보통합 정책을 앞두고 가장 먼저 삼성어린이집(서울 구로)을 현장 방문했다. 지난 2월엔 보건복지부가 삼성어린이집의 ‘다양성 존중 교육 프로그램’을 전국 어린이집에 배포해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직장어린이집 전경 [사진제공=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직장어린이집 전경 [사진제공=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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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직장삼성어린이집 아이들 식단이 똑같다는 게 신선하다.

▲전국 삼성어린이집 70여개 중 직장어린이집이 30여개다. 아침에 아이들이 등원하면 빵 하나 우유 하나 주는 게 아니고 죽이나 수프 같이 조리한 음식을 먹인다. 점심은 다른 원과 다르게 반찬 4개에 국과 밥을 기본으로 한다. 오후에도 든든하게 먹이기 위해 즉석 음식은 배제한다. 다른 어린이집보다 식비를 많이 책정해서 사용하고 있다.


-직장어린이집은 일반어린이집과 무엇이 다른가.

▲어린이집은 보통 오전 7시30분에 열고 12시간을 기본으로 운영한다. 우리는 엄마 아빠 출근 시간에 맞춰 30분 일찍 연다. 삼성 직장어린이집은 엄마 아빠 번거로움을 덜어 드리려고 컵, 물통, 식판을 모두 원에서 제공한다. 부모 부담금도 없다. 삼성중공업이 운영비를 전액 지원한다. 교사 급여도 일반어린이집보다 높다.

-거제삼성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이달 실시한 어린이집 평가에서 최고등급 A를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2008년 직장어린이집을 개원했다. 교사 수도 많다. 휴가·연차 인력 대체할 여유 인력이 많다는 얘기다. 법적 기준보다 더 많은 교사를 배치한다. 전문인력인 보육교사들은 아이들에게만 몰입한다. 어린이집에 전화가 왔다고 해서 교실에서 뛰어와서 전화 받거나 하는 일이 없다. 사무 선생님이 따로 있다. 아이들 보건은 간호사 선생님이 전담한다. 예를 들어 시간 맞춰 아이들 약 챙기는 것도 보육교사가 아닌 간호사 선생님이 한다. 강북삼성병원과 연계해서 의사 선생님에게 유행성 질병이나 각종 보건 정보를 자문한다. 보육교사는 입사 후 삼성복지재단 종합 교육체계에 따라 전문성 강화교육을 받는다. 삼성 직장어린이집에서 경력 쌓은 교사는 다른 데 가서도 인정받는다.


-조선업 불황이 어린이집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여느 직장어린이집처럼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여성 직원에게 입소 우선권을 줬지만 지금은 이를 없앴다. 희망퇴직자 중 여성 직원이 많았다. 과거 2010년 전후로 직원들을 많이 뽑았고 그때 태어난 아이들도 많아서 2014년 어린이집 건물을 증축했고 정원도 262명까지 늘렸다. 조선업 불황기를 거치면서 직원 감소로 원아 수도 많이 줄었다. 출산율 감소 영향도 있다. 하지만 삼성 직장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줄고 회사 재정이 어렵다고 해서 어린이집 운영비를 감소시키는 일은 없었다. 다행히 조선 업황이 살아났고 듣기로는 신입사원들도 올해 많이 뽑는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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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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