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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외국인 일본어 강사 급증…'국적' 안묻고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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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국부터 독일인 일본어 강사까지 등장
인력부족에 강사도 구인난
"외국인이 오히려 원어민보다 잘 가르쳐" 호평도

일본에서 외국인 일본어 강사 채용이 부쩍 늘었다. 팬데믹 이후 워킹 홀리데이나 어학연수 등으로 일본에 체류하며 일본어를 배우려는 외국인 학생 수가 대폭 늘었지만, 정작 강사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강사 자격 요건에 국적을 빼는 결정을 내리면서 '외국인이 어떻게 다른 나라 언어를 가르치느냐'는 지적과 '오히려 일본어의 다양성을 여는 일'이라는 찬성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독일인 일본어 강사 줄리안씨의 사례를 소개하며 최근 도쿄 시내 일본어 학원에서 일본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 강사가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일본어 강사 양성 기관에 강사로 취업하려는 외국인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7월부터 도쿄 신주쿠의 한 일본어 학원에서 일하는 줄리안씨는 일본어 예문을 쓰고 학생들에게 따라 읽게 한 뒤, 한명씩 발음을 고쳐주는 등 다른 일본인 강사와 같은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체 교재도 개발해 가르칠 정도로 열정도 높다. 그는 일본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느 정도 일본어를 습득하기 쉬운 환경이었으나, 줄곧 독일에 거주했었다. 27살이 되던 해 일본으로 이동해 교사 양성 강좌 수강 과정을 마쳤다.


일본에서 일본어학원 '아키타 이나카 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호주인 도미닉 코식 CEO가 외국인 강사의 일본어 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출처=일본어교육HUB 유튜브 채널)

일본에서 일본어학원 '아키타 이나카 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호주인 도미닉 코식 CEO가 외국인 강사의 일본어 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출처=일본어교육HUB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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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아니어서 수강생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 오히려 일본어부터 독일어, 영어 등을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다는게 장점으로 인식돼 다른 일본인 강사들보다 인기가 많다. 수업이 없는 날은 직접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외국인 학생들을 모집하는 일에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줄리안씨가 근무하는 학원의 경우 이미 중국, 우즈베키스탄 출신 강사가 일본어 수업을 진행 중이다. 학원 관계자는 "일본어 강사라고 해서 국적을 따질 일은 없다. 오히려 인품이나 능력을 보고 채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신주쿠의 일본어 학원에서는 한국과 중국 국적 강사들이 활약 중이다. 수강생 1800명 규모의 이 학원에서 외국인 강사는 8명이다. 관계자는 "원어민이 아닌 강사를 적극적으로 늘리려 하고 있다"며 "유학생이 당연히 일본어를 일본인에게 배우고 싶어할 것이라는 건 편견이다. 오히려 일본어를 먼저 배운 외국인 입장에서 학생들에게 좋은 자극을 주는 등 장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강사 문턱을 대폭 낮추는 중이다. 다음 달부터 일본어 강사의 경우 국가 자격 시험을 거쳐 '등록 일본어 교원'으로 분류된다. 강사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필기시험과 연수를 수료해야 한다. 대신에 자격증 취득을 희망하는 자의 국적은 묻지 않기로 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강사로서의 일정한 자격 요건만 담보되면 외국인이든 일본인이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본어 교사 양성 강좌 수강 당시 모의 수업 중인 줄리안씨.(사진출처=TCJ 유튜브 채널)

일본어 교사 양성 강좌 수강 당시 모의 수업 중인 줄리안씨.(사진출처=TCJ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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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인력 부족이 깔려있다. 전국의 일본어 강사는 4만4000명 정도인데, 일본어를 배우는 학생은 2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부분 비정규직이라는 점, 노동 강도 대비 월급 등 처우가 좋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신규 강사 인원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닛케이는 "일본어 강사의 경우 20대는 소수고, 50대 이상이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다. 성별로 보면 여성 강사가 80%"라고 했다.


여기에 대부분의 강사는 도쿄 등 대도시에 집중돼있다. 일본 문화청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 일본 시구정촌(기초지방자치단체) 중 44%가 외국 국적 주민을 위한 일본어 교육 시설이 없는 공백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어 학원 원장은 "최근 강사 양성 강좌에 등록하려는 외국인 문의가 늘었다"며 "간사이(관서) 지방을 포함한 지점 6곳에서 16명의 외국인 수강자가 강의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나 베트남 출신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도 이에 대한 찬반은 엇갈리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나카가와 야스히로 츄오대 교수는 "외국인에게도 문호를 여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오히려 원어민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하기 쉬운 포인트를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어의 다양성을 연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일이다. 앞으로 시장가치는 더욱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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