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채용시 월 400만원 한도 내 실비 지원
군의관·공중보건의 법적 보호 강화
보건복지부가 15일부터 예비비 67억5000만원을 투입해 '경증환자 분산 지원사업'을 실시한다. 대형병원 응급실의 과밀화를 낮춰 중증 응급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5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오늘부터 응급실 과밀화를 방지하기 위한 경증환자 분산 지원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전 실장은 "전국 43개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경증·비응급환자를 인근 의료기관으로 안내하는 경우, 정책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소요되는 재정은 예비비 67억5000만원이다. 경증 응급환자가 1, 2차 병원으로 전원되는 경우 구급차 이용료는 지난 13일부터 정부가 전액 부담하고 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환자의 신속한 전원과 협력·진료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종합병원 100개소를 상급종합병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할 ‘진료 협력병원’으로 지정하고, 각 병원의 진료 협력센터 인력의 인건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신규채용 시에는 월 400만원 한도 내 실비를 지원하고 기존 인력에 대해서는 1인당 월 최대 200만원을 지원한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입원, 수술·처치, 방사선치료 등 예약 환자를 치료 가능한 진료협력병원으로 연계하는 경우 회송병원 수가를 100%에서 150% 인상하고 상급종합병원과 진료협력병원에 정책 지원금을 제공한다.
전 실장은 "정책 시행을 위해 어제(14일) 상급종합병원 및 진료협력병원을 대상으로 회의를 진행했으며 오늘 중 지침을 안내하고 다음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전했다.
정부는 20개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빈자리에 투입된 공보의·군의관들이 파견 병원과 긴밀히 협력해 충분한 의학적 지도와 법률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전 실장은 "공중보건의는 파견된 의료기관의 정규 근무 인력과 동일한 법적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책임보험에 가입한 의료기관에서는 공중보건의도 가입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요청했으며, 이에 따른 보험료 추가분은 정부가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중대본에서는 '의료분쟁 조정·감정제도 혁신 태스크포스(TF) 추진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 4대 과제' 중 하나인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의 일환이다. 정부는 다음주 TF 발족 후 올 상반기 내 의료분쟁 조정·중재 제도 혁신 방안을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전 실장은 "성실히 진료하고도 소송에 휘말리게 되는 상황을 방지해 의사는 소신껏 진료하고 환자는 충분하게 보상하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을 성안해 공개했고, 2월29일 제정안 공청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과 함께 의료 분쟁이 공정하고 신속하게 조정될 수 있도록 의료 분쟁의 조정·중재 제도 개혁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정·감정 제도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의료인, 법조인, 소비자 등으로 구성된 조정부와 감정부의 위원 구성을 재검토하며 작년 기준 평균 86일이 넘게 걸리는 조정 처리 기간도 단축할 예정이다.
19개 대학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사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 15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진료구역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원본보기 아이콘한편 복지부는 이날 사직서를 내고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내린 '진료유지명령'이 유효하며 사직과 겸직은 제한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모든 전공의에게 진료유지명령을 내린 상태로, 사직서를 이미 제출한 전공의들도 진료업무를 유지할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전 실장은 "전공의 수련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이므로 계약관계에 따르더라도 전공의 사직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민법 660조를 근거로 한 달이면 사직서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지만, 정부는 사직서가 수리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전공의는 전문의 수련규정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고, 수련병원 외의 다른 의료기관에 근무하거나 겸직 근무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10명 이내의 전공의가 다른 의료기관에 중복으로 인력 신고된 사례가 파악됐다"고 했다.
전 실장은 "수련 중인 전공의가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다른 병원에 겸직 근무하는 경우 수련 규칙에 따라 수련병원장으로부터 징계받을 수 있으며 타인 명의로 처방전이나 진료기록부를 작성하면 의료법에 따라 처벌될 뿐만 아니라 전공의를 고용한 개원의도 형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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