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사퇴에 8개월 앞두고 대진표 나와
중도 보수층 표심 잡기 관건
차악 뽑는 선거 전망…고령·사법 리스크 여전

112년 만의 美 전현직 대통령 맞대결 확정…'역대급 비호감' 선거 막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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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가 사실상 확정됐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이 대선에서 맞붙는 것은 112년 만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은 올해 미 대선은 유권자들에게 인기 없는 두 후보 중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령·사법 리스크에 발목을 잡힌 가운데 대선까지 남은 8개월 동안 여러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헤일리, '슈퍼 화요일' 완패 후 사퇴

112년 만의 美 전현직 대통령 맞대결 확정…'역대급 비호감' 선거 막 올라 원본보기 아이콘

니키 헤일리 전 유엔(UN) 대사는 6일(현지시간) 자신의 고향이자 주지사를 지낸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제는 경선을 중단해야 할 때"라며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항상 보수 공화당원이었고, 항상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하면서도 당장 지지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우리 당 안팎에서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표를 얻는 것은 트럼프의 몫"이라며 "최선의 정치는 사람들을 대의에 동참시키는 것이지 그들을 외면하는 게 아니다. 이제 그가 선택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경선 완주 의사를 밝혀 온 헤일리 전 대사가 백기를 든 것은 전날 '슈퍼 화요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완패하면서다. 헤일리 전 대사는 올해 1월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20여개 주에서 열린 경선에서 20~30%의 지지율을 얻어 왔다. 하지만 지난달 '정치적 텃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크게 패배한 뒤 월가의 후원도 끊기며 사퇴 압력을 받았다. 이후 전날 버지니아,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15개 주에서 동시에 치러진 경선에서도 헤일리 전 대사는 버몬트주에서만 승리해 트럼프 대세론을 뒤집지 못했고, 경선 중도 하차로 이어졌다.

바이든·트럼프, 리턴 매치 확정…중도 보수층 표심 관건

이로써 오는 11월 대선에서는 두 전·현직 대통령이 맞붙는 구도의 대진표가 조기에 확정됐다. 미 대선에서 같은 후보끼리 재대결하는 것은 약 70년 만이고, 전·현직 대통령이 맞붙는 것은 112년 만에 처음이다.


관건은 공화당 내 중도 온건파인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하는 표가 어디로 향하느냐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지지율이 뒤처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본선 경쟁력에서 외연을 넓히려면 이들 중도 보수층 표심을 잡아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에게 노골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는 니키 헤일리 지지자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며 "나는 내 선거 운동에 그들을 위한 자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중도 보수층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를 비롯해 조기 사퇴한 다른 공화당 경선 후보와 달리 슈퍼 화요일까지 남아 있었던 헤일리 전 대사에게 '뒤끝'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니키 헤일리는 민주당원이 버몬트, 여러 다른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투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이유로 기록적인 방식으로 참패했다"며 "모든 헤일리 지지자들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 움직임에 동참하도록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령·사법 리스크 여전…차악 대통령 뽑는 선거 되나

미 대선 대진표가 선거를 8개월 앞둔 시점에서 일찌감치 확정됐지만 두 후보를 둘러싼 리스크는 여전히 상당하다. 올해로 81세인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잦은 말실수를 비롯해 고령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다. WSJ가 지난달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기엔 "너무 늙었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73%에 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젊지만 77세로 역시 나이가 많고 현재 91건의 혐의로 네 차례 형사 기소돼 사법 리스크도 상당하다. 대선까지 남은 8개월 동안 사법 리스크를 비롯해 각종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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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 언론은 올해 미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 후보 간의 경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선'이 아닌 '차악'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라는 분석이다. NYT도 "매우 인기가 없는 두 대선 후보자 간 힘든 싸움의 시간이 8개월가량 이어질 것"이라며 "그들은 자신의 적수에 대해 극도로 부정적인 캠페인을 진행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미국은 이렇게 나이가 많은 두 후보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했던 적이 없었다"며 "현직자와 백악관 입성 전력이 있는, 전혀 호감을 얻지 못하는 두 유망주 사이에서 선택해야 했던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평가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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