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무조건 배상' 없다…세부 배상안 구체화
금감원, 2차 현장검사 토대로 '배상 가이드라인' 보완
불완전 판매 여부·투자경험·판매채널·대면·고령자 등 경우의 수 多
DLF 사태와 달리 '일괄 배상'은 어려울 듯
홍콩ELS, 1조1746억원 만기…6300억원 손실 확정
만기를 맞은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추종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규모가 1조원을 웃돌고 확정 손실 규모 또한 6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르면 다음주 판매사 배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금융감독원이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진행해 온 1, 2차 검사 결과도 함께 공개될 전망이어서 구체적인 불완전 판매 사례와 세부 배상 기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은행 5곳과 증권사 6곳에 대한 2차 현장검사를 마무리하고 구체적인 배상기준 마련에 나선다. 1차 현장검사에서 드러난 불완전판매 정황을 포착한 금감원은 2차 검사를 통해 과거 투자 경험이 없었던 고령자들의 가입 과정을 세밀하게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이 제시할 가이드라인은 2021년 홍콩H지수가 최고점을 통과하던 당시 처음으로 ELS 투자를 결정한 고령층 금융소비자를 기준으로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전 투자 경험이 있거나 대면 채널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투자를 결정한 경우 배상에 차등을 두거나 제외하는 식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오프라인을 통해 홍콩H지수 ELS에 가입한 투자자 비중은 은행과 증권사에서 각각 94.3%, 27.9%였다. 65세 이상 투자자 비중은 은행의 경우 31.1%, 증권의 경우 27.2%를 차지했고 최초 투자자는 각각 9.2%, 7.7%로 집계됐다. 판매사별, 연령별, 투자 경험 여부, 대면·비대면 여부, 불완전 판매 여부 등에 따라 경우의 수가 매우 다양하다.
이에 기본 배상 비율을 손실액의 20%로 하면서 최대 80% 손실 배상 기준을 적용했던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는 달리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모든 투자자가 일괄 배상을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LS 등 파생상품 투자 경험이 없는 금융소비자가 대면 채널을 통해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정황이 확인된 사례가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DLF 사태 때와는 달리 일괄 최소기준을 제시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사례를 기준으로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2차 현장검사 결과를 토대로 배상안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방침이다. 1차 현장 검사에서 확인된 불완전 판매 정황과 민원 조사에서 확인된 진술을 대조해 보다 명확한 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장검사와 민원 조사 등을 바탕으로 홍콩 ELS 가입자들의 피해구제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속한 분쟁조정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판매한 홍콩 ELS 중 지난 15일까지 만기가 돌아온 상품은 1조1746억원으로 집계됐다. 확정 손실률이 54%를 웃돌면서 상환액은 5384억원에 불과했다. 확정된 손실액만 약 630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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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만기는 1분기 3조9000억원, 2분기 6조3000억원으로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어치가 몰려있다. 홍콩 H지수가 5400선을 전후로 지속해서 움직일 경우 2월 중 확정 손실액이 1조원을 넘어서고, 상반기 중 4조~5조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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