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기준 평당 전세가 1907만원
전세가격 변동률도 6개월째 상승
최근 3개월 마포·양천·동작구 상승률 높아
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의 전셋값이 심상치 않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매보다는 전세를 택하는 수요자들이 많아 당분간 전세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의 3.3㎡(평)당 전세 가격은 올해 1월 기준 1907만원으로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세 가격 변동률도 지난해 8월 이후 반등한 뒤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국 기준으로 전세 가격 변동률을 살펴봐도 서울은 1.3%로 타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월세 매물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부동산 빅테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전·월세 매물은 3개월 전 5만4946건에서 이날 기준 5만2069건으로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매물은 3만5305건에서 3만3392건으로 5.5% 줄었다.
계절적으로 새 학기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도 전세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도 신축 아파트가 많거나 학군 등 주거 여건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이 뛰는 모습이 나타났다. 3개월간 전세 가격 변동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마포구와 양천구로 2.4% 정도 올랐다. 이어 동작구 2.3%, 서대문구 2.1%, 종로구 2% 순으로 나타났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경우 전용면적 85㎡가 지난달 20일 10억원(19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11월까지는 9억원 초중반대에 전세 계약이 많았으나 해가 바뀌면서 10억원까지 치솟은 것이다. 갱신요구권을 사용해 재계약하는 경우 3000만~4000만원씩 가격을 올렸다.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은 지난달 16일 84㎡ 전세가 12억원(17층)에 계약됐다. 지난해 12월 이후 12억원에 거래된 전세만 3건이다. 한 달 전 거래된 같은 층 매물과 비교하면 4000만~6000만원 더 비싸게 계약이 이뤄졌다.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밸리 7단지는 지난 7일 115㎡ 전세가 9억70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12월 말 9억원(12층)을 기록한 데 이어 7000만원 오른 가격에 세입자를 맞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역전세 우려가 낮아지고 갱신 수요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들었고, 구축 아파트에서 나오는 전세물량이 절대적으로 많지 않은 영향도 있다"며 "특히 마포, 동작, 양천 등은 학기 전 이사 수요가 움직이며 전세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전세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 하락이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지고 있고 향후 상승 전망이 불투명해 수요자들이 아파트 구입보다는 임대차 시장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은 전년보다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로 임대차 물량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며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인 1만가구에 불과해 신축물량의 감소가 전세가 오름세로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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