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고객을 이롭게" 인터넷은행 파이팅
인터넷은행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카카오뱅크의 2023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4.9% 증가한 3549억원이다. 전국 5개 지방은행 중 일부 은행(경남은행 2476억원·광주은행 2407억원·전북은행 2045억원)보다 더 많다. 부산은행(3791억원)·대구은행(3639억원)과는 각각 242억원·90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2017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출범했던 당시 과연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들의 잠재력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메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여러 시중은행 관계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찻잔 속의 태풍 아니겠습니까”라는 답이 돌아왔다. 틈새시장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전체 은행 판도를 흔들기는 어렵다는 얘기였다. “작은 돈은 몰라도 큰 돈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비대면을 싫어합니다. 직접 얼굴을 봐야 하죠”라고 했고 “은행은 규제산업인데, 금융 규제에 익숙지 않은 IT 쪽 사람들이 잘할 수 있을까요”라는 말도 있었다.
소수의견이긴 하지만 한 은행 관계자는 “시간이 문제지, 앞으로 가계금융은 인터넷은행들이 상당 부분 잠식하지 않을까요. 기업금융이나 고액자산가 시장은 여전히 시중은행 차지이겠지만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7년이 지났다. 인터넷은행들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모임통장, 캐릭터 마케팅, 청소년 대상 금융서비스 등을 선보였고 지금 이자받기, 금리 2%대 수시입출금 예금 등 서비스도 출시했다.
시중은행들도 디지털 혁신에 나섰다. 디지털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애자일(Agile·변화에 유연하고 신속한)' 조직 문화를 도입했다. 캐릭터 마케팅 등 인터넷은행의 아이디어를 따라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원 애플리케이션(앱) 전략도 그대로 받아들였다.
최근에는 토스뱅크의 '평생 무료 환전'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나금융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트래블로그가 여행에 특화돼 있어 한번 환전에 수수료가 무료라면, 토스뱅크는 달러에서 원화로, 다시 달러로 여러 번 환전해도 모두 무료여서 환테크 목적으로도 쓸 수 있다. 또 외화통장과 체크카드를 연결하면 환전뿐 아니라 결제 수수료도 무료다. 토스뱅크의 외화통장은 21일 만에 60만좌를 돌파했고, 외화통장과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연결한 고객은 50만명을 넘었다.
정부의 정책 효과도 더해졌다.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을 더 낮은 금리로 대환할 수 있는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3종 세트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점과 인력 비용이 적어 금리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인터넷은행이 없었다면 이 같은 흥행이 가능했을까 싶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주담대 갈아타기 플랫폼을 통해 올해 1월 유치한 금액은 5722억원(2975건)으로 5대 시중은행 3212억원(1822건)의 2배 가까이 됐다. 1월31일 서비스가 시작된 전세대출 갈아타기에서도 인터넷은행의 우세가 점쳐진다.
특히 인터넷은행들은 대출 중도상환수수료가 무료다.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1.2~1.4%, 전세대출의 경우 0.6~0.7%의 중도상환수수료율을 부과한다. 은행들이 중도상환수수료로 연간 수취하는 금액은 약 3000억원 수준이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면 예상치 못한 돈이 들어왔을 때 바로 갚을 수 있다. 주택 수리를 할 때, 전세 만기를 맞추지 못했을 때 등 2~3개월만 대출이 필요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사석에서 만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기존 은행권 시장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고객에게 이익이 되는 상품과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고 본다"며 "토스뱅크의 대원칙 중 하나가 '고객을 이롭게 하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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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들이 더욱더 혁신에 매진하며 성장했으면 한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 추구'라고들 하지만, 기업의 존재 의의는 '고객에게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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