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금리 두달만에 4.5%대…카드사 한숨 돌리기는 아직
'5% 육박' 여전채 금리, 9월초 이후 최저
채권시장 안정 기대감 영향
실적부진·연체율에 상생금융 압박까지
5%에 육박했던 여신전문금융채 금리가 다소 안정을 되찾으며 두 달 만에 4.5%대로 내려왔다. 저조한 실적에 자금조달도 어렵던 카드사들에 그나마 희소식이라는 반응이다. 다만 고공행진하는 연체율에 따른 대손비용에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까지 겹친 만큼 낙관은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4.517%를 기록했다. 지난 9월8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5%에 육박했던 여전채 금리가 지난 9월 초 이후 두 달 만에 4.5%대로 내려왔다. 여전채는 예·적금 등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가장 중요한 자금 조달 수단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종료하고 내년에는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채권시장 금리가 안정된 영향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와 소매판매 지표가 기대를 밑돌면서 물가상승 정점론에도 힘을 실어줬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 상승 완화 확인 이후 미 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작아지며 연쇄적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부담도 완화됐다"라며 "보다 분명한 경기 둔화 신호가 필요하겠지만 채권시장은 단기적으로 '숨 고르기'를 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간만에 여전채 금리가 안정됐지만 여전히 카드사들의 어깨는 무겁다. 일단 올해 3분기 실적부터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3분기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 등 전업 카드사 8곳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줄었다.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뿐이다. 롯데카드마저 자회사 매각 효과를 제외하면 전년 대비 37.8%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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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도 부담이다. 업계가 통상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하는 2%를 넘은 카드사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하나카드가 2.25%로 가장 높았고 우리카드(2.10%)와 KB국민카드(2.02%)도 2%를 넘겼다. 카드 대출 이용자 중 다중채무자 비용이 60%가량인 만큼 고금리 상황에 더 취약해 앞으로 부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연체율이 오르면 대손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카드 이용액이 늘어도 이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다.
곳간 관리도 힘든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상생금융' 압박까지 더해져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갑질', '종노릇' 등의 발언 이후 은행권부터 보험업권까지 상생금융 압박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카드사도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라는 압박이 전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는 2012년부터 꾸준히 내리면서 사실상 '제로' 수준까지 됐다"라며 "이미 '마른 수건 쥐어 짜내기'도 한계에 달한 상황이고 연체율까지 관리해야 하는데 어떤 상생금융안을 내놓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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