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in]한은 돌아온 신임 부총재, 금통위에 쏠리는 눈
주금공 재직하며 가계부채 체감
한은 안팎 경험, 시장 이해도↑
"급증하는 가계부채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최대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주택금융공사에서 온 한국은행 출신 금통위원의 역할에 무게가 실린다."
"호탕한 웃음소리가 특징인 유상대 신임 부총재는 유연하고, 상황 대응력이 빠르고, 대인관계가 원만하다(이름을 딴 삼행시)는 점에서 내부에서도 유 부총재의 귀환을 반기는 시선이 많다."
한은 신임 부총재에 유상대 주택금융공사 부사장이 임명되면서 한은 내부가 들썩이고 있다. 총재가 바깥 살림까지 아우르는 자리라면 부총재는 한은의 인사·예산·조직 관리를 총괄, '안살림'을 책임지는 요직인 만큼 이번 부총재 임명은 하반기 인사 최대 관심거리였다. 한은 부총재는 당연직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겸임하는 자리인데 오는 24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금통위원에 안팎의 시선이 쏠렸다. 이승헌 현 부총재의 임기가 열흘가량 남았지만 차기 부총재 인사를 서둘러 발표한 것도 이달 금통위 준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부총재 임명 직전 주택금융공사에서 재직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주금공은 정부 정책에 따라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을 통합해 1년간 한시적으로 이용 가능한 정책 모기지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실행기관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현재까지 31조원 이상 신청되면서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주금공이 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기관은 아니지만 특례보금자리론 현장을 창구에서 직접 목도한 기관이라는 점에서 뜨거운 현장 분위기와 함께 가계부채에 대한 분위기를 직·간접적으로 금통위에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0일 기준 679조8893억원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6685억원 늘었는데,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1조2299억원이나 급증했다.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난 4월 이후 8월까지 5개월 연속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유 부총재의 임명은 올드보이(OB)의 귀환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유 신임 부총재는 1963년생으로 제물포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창용 총재와는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으로 이 총재는 80학번, 유 부총재는 82학번이다. 1986년 한은 입행 후 상당 기간을 국제국 라인에서 보낸 '국제통'으로 국제금융과 국제협력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국제협력국장 재임 시 캐나다·스위스 통화스와프 체결을 주도했으며, 코로나19 확산 대응 과정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총괄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국에 오래 재직했고, 금융시장국에서 채권시장팀장도 역임해서 시장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서 "시장에서의 변곡점 등을 캐치하는 능력이 장점"이라고 전했다.
유 부총재는 3년 전 부총재 임명 당시 강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현 이승헌 부총재가 깜짝 임명되면서 주택금융공사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친정인 한은으로 복귀하면서 관가에서는 한은 안팎을 경험한 '진정한 승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 부총재가 쟁쟁한 후보였던 이환석 전 부총재보를 제치고 임명된 것은 서울대 82학번이라는 점도 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설도 있다. 과는 다르지만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서울대 82학번은 윤석열 정부에서 정관계 요직을 다수 맡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향후 이 총재와의 호흡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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