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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in]한은 노조기금 20억 손실, 미래에셋 등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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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수익자 안내문 발송
선순위 투자 GIC·도이치뱅크는 투자금 회수
한은 노조 "금감원 민원 제기할 것"

한국은행 노동조합이 노조 투쟁기금 20억원을 해외 부동산 펀드에 투자했다가 최근 전액 손실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 내부 논란에 휩싸였다. 한은 전임 노조가 2019년 전체 투쟁기금의 절반 남짓한 거액을 고위험 부동산 펀드에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 사태를 초래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현 노조와 책임 공방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펀드 판매사였던 미래에셋증권이 한은 노조의 전액 손실이 사실상 확정됐음에도 손실 공지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한은 노조는 향후 미래에셋 측을 상대로 불완전판매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은 5월11일 '멀티에셋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4호'에 대한 수익자 안내문을 발송하고, 선순위 담보물건 매각 진행현황과 향후 대응 계획에 대해 공지했다. 판매를 진행했던 펀드가 사실상 전액 손실 위기를 맞으면서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향후 절차에 대한 안내에 나선 것이다.

이 펀드는 홍콩 오피스 빌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GFGC)'의 메자닌(중순위) 대출에 2019년 투자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공실률이 증가하고 홍콩 내 정치갈등 격화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만기 이후에도 투자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GFGC가 선순위 대출자의 원리금 잔액만 상환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인 56억홍콩달러에 매매계약을 체결, 우선순위에서 밀린 중순위 투자자는 손실만 떠안게 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선순위 투자자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싱가포르투자청), 도이치뱅크 등은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지만 중순위 투자자인 한은 노조는 전액 손실을 입게 된 것이다.


안내문에서 미래에셋 측은 "국내 메자닌 대주의 대리금융기관인 미래에셋증권 은 다양한 대응방안 수립을 위해 홍콩 현지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여러 방안 중 하나로 선순위 대주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며 "소송 변호사와 자문 변호사가 구분돼 있는 홍콩의 특성상 소송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송 변호사를 통해 소송 전략 등 승소 가능성에 대해 검토받은 후 선순위 대주를 상대로 소송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법률 자문 비용에 대해서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선 부담하고 추후 회수금액 발생 시 우선 정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은 노조에 따르면 매매계약은 선순위 대주와 신규 매수자인 '골드스톤에셋'간 체결됐는데 입찰에 나선 후 잔금을 치르지 않았던 투자회사 '헌드레드게인'이 몰취된 입찰 계약금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4월 12일 선순위 대주와 헌드레드게인간 소송공판이 개최됐고, 같은 달 27일 선고된 판결 결과, 헌드레드게인이 패소해 토지 등기부등본상 헌드레드게인 기존 주식매매계약(SPA)은 삭제될 예정이다. 미래에셋 측은 한은 노조를 비롯해 국내 투자자가 투자한 중순위 채권 전체를 헌드레드게인에 매각해 회수액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상황이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자 미래에셋 측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당시 해당 펀드를 판매했던 미래에셋 담당자는 한은 노조 측에 "5월 말 새로운 매수자가 잔금을 치르면 부동산을 상실하기 때문에 상각처리를 할 가능성이 크고,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할지 심도있는 논의가 가능하다"며 "자금회수 방안에 대해 5월 30일 찾아뵙고 설명 드리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도 회사 차원에서 소송을 걸 예정인 만큼 사건의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해명이다. 그러나 해당 날짜인 지난달 30일 담당자의 설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미래에셋 측은 "소송 등 복잡하게 얽혀있어 결론이 나지 않았고,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유희준 한은 노조위원장은 "투쟁기금이 37억원가량인데 손실액 20억원은 54%에 달할 정도로 큰 금액"이라며 "중순위 투자자로 참여해 투자금을 회수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손실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믿었던 조합원들은 충격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펀드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펀드 계약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정황이 있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관련 소송을 검토하는 한편 금융감독원에도 민원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관가 in]한은 노조기금 20억 손실, 미래에셋 등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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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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