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수신료 분리징수에…한전 年 400억원 이익감소 불가피
한전 "분리징수시 수수료 수익보다 징수비용이 커"
45조원 적자 해소에 악재
방송통신위원회가 전기요금과 함께 부과하던 TV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기로 의결함에 따라 그동안 수신료 징수업무를 위탁 수행하던 한국전력공사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한전은 TV 수신료 분리 징수 시 비용이 위탁 수수료를 초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위탁징수를 통해 매년 400억원이 넘는 수익을 봤었지만, 앞으론 적자를 보는 애물단지 사업을 수행해야 하는 셈이다.
5일 방통위는 TV 수신료와 전기요금을 따로 떼어 징수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5일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 대통령 재가 절차를 거쳐 이르면 8월 공포·시행된다.
KBS는 1994년부터 TV 수신료를 한전에 위탁해 전기요금과 함께 걷고 있다. 한전은 이 대가로 징수금액의 6.15%를 KBS로부터 수수료로 받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2020년 6738억원의 TV 수신료를 징수해 414억원을 수수료로 받았다. 수수료는 2021년 419억원, 2022년 423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하지만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한전이 전기요금과 수신료를 결합해 고지 및 징수할 수 없도록 하면서 한전 입장에선 추가적인 비용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령안 입법예고 관련 의견서'에 따르면 한전은 'TV 수신료 분리징수로 징수비용이 현저하게 증가해 총 징수비용이 위탁수수료 또는 수신료 수납액보다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사항에 대한 고려 없이 시행령을 개정하는 경우 당사에 손해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기요금과 함께 고지·징수하지 않고 이를 따로 떼어 TV 수신료를 받으려면 수수료 수익(지난해 423억원)보다 징수비용이 커질 것으로 본 것이다.
한전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38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6조2000억원의 적자를 쌓아 누적적자 규모는 44조7000억원에 달한다. 국제에너지가격 하락에 올 3·4분기에는 흑자가 예상되지만 앞서 발생한 대규모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한 푼이 급한 한전으로선 'TV 수신료 분리징수'라는 또 하나의 악재가 추가된 것이다.
그동안 한전은 KBS와 '수신료 징수 위탁 계약'을 맺고 TV 수신료를 위탁 징수해 왔다. 이 계약은 3년 단위로 갱신되는데 이번 계약은 2024년 12월까지다. 한전은 계약 상대방인 KBS와 분리 징수방식과 수수료율 등을 협의해야 하지만 수수료율 인상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내년 말까진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위탁징수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다. 다만 한전은 TV 수신료 분리징수 시 한전이 손해를 보지 않는 수준으로 계약조건 변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KBS-한전 간 분리징수의 방법과 비용 부담을 협의해야 한다"며 "한전이 손해를 보면서 위탁 징수를 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고, 한전과 KBS가 적정 비용 부담 방안 등 계약 사항에 대해 협의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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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우선 최적의 분리징수 방법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행 전기요금 고지서를 바탕으로 TV 수신료 부문만 절취하거나 전기요금 고지서와 별도로 TV 수신료 고지서를 각각 만들어 배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한전 관계자는 "시행령의 개정내용 반영을 위한 제반 사항들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시행령 개정에 따라 한전은 법령 준수와 효율적인 이행을 위한 제반 여건을 신속히 구축해 국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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