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엔화 환율이 2개월째 달러당 130엔대에서 머물면서, 연말까지 엔화 가치가 상승 기류를 탈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일본은행(BOJ)이 금융완화정책 철폐를 연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엔화 가치 상승에 대한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달러당 133.84를 기록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초 137엔에서 머물다가,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은행 파산 영향으로 지난 24일 기준 130엔대까지 하락했다.

BOJ, 금융완화정책 수정 늦출수도…日엔화 가치 상승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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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시장의 기존 전망과 다른 모습이다.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안전자산이 엔화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엔 환율이 120엔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엔화 가치가 제자리에서 맴돌게 된 것은 BOJ의 통화정책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간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가 하락하는 주된 이유로 미일 간 금리 격차를 지목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일본과 금리 차이가 벌어졌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엔화 매도에 나섰다.


하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는 엔화 환율이 미·일 금리 격차에 따라 움직이는 양상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Fed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는데도 엔화는 강세로 전환했다. 이후 환율은 연일 하락세를 타며 지난 달 초에는 반년 만에 120엔대까지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취임하면서 시장은 일본 통화정책의 변화를 기대했다"며 "정책에 수정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기에 환율도 이에 따라 움직이는 구조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BOJ의 통화정책에 따른 영향이 커지면서 올 연말까지 엔화 가치가 오르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BOJ도 금융완화정책 수정을 연기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경우 미·일 금리 격차가 더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럴 경우 엔화 가치 하락에 대한 압력이 줄어들어 BOJ가 정책을 수정할 동기가 줄어든다"고 진단했다.

엔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엔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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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의 물가 전망도 BOJ의 정책 수정을 늦추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BOJ의 일본 물가 목표치는 2%이나, 물가는 수년 간 이를 밑돌았다. 최근 이를 넘어서는 수치가 나오기도 했으나 안정적인 2%대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올해 하반기가 되면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2%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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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최근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금리 상한선인 0.5% 아래로 떨어졌고 물가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BOJ가 정책 수정을 미룰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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