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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먹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FDA 승인…세레스 '보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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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질환 'CDI' 치료제
기존에는 '대변 이식'…이제 먹는 약으로
국내에서도 지놈앤컴퍼니·CJ바사 등 개발

세계 최초의 먹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탄생했다. 앞서 지난해 최초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나왔지만 기존 치료법 대비 큰 편의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제대로 된 치료제로는 처음이라는 평가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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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6일(현지시간) 세레스 테라퓨틱스의 먹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보우스트(Vowst, 개발명 SER-109)'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보우스트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리 감염증(CDI)의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제로 승인됐다. 피터 마크스 FDA 생물학평가 및 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승인은 CDI 재발 예방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것"이라며 "먹는 마이크로바이옴 제품은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병인 CDI 치료를 위한 획기적 진전"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총(microbiota)과 유전자(genome)의 합성어로 몸속에 있는 수십조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뜻한다. 몸무게 70㎏인 성인 한 명이 약 38조개의 미생물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자의 마이크로바이옴에 따라 장 질환은 물론 피부 질환, 비만, 심혈관 질환에 자폐스펙트럼 장애 등 신경 질환까지 다양한 질환이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 알려지며 새로운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승인된 보우스트는 CDI 치료제다. 항생제 복용 등으로 인해 장내 세균총이 파괴되면서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리균이 과다 증식해 심각한 설사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아직 뚜렷한 치료제가 없고 재발률이 높아 미국에서는 연간 1만5000~3만명이 CDI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받아 장내 미생물을 체내에 옮겨 정착시키는 대변 이식술(FMT)이 치료법으로 쓰이기도 할 정도로 장내 미생물의 상태가 중요한 질병이다. 보우스트 역시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서 정제한 박테리아를 정제해서 만들어 기전 자체는 FMT와 동일하다.


앞서 지난해 11월 페링제약이 개발한 CDI 치료제 '레비요타(Rebyota)'가 허가를 받으며 최초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라는 이름을 얻었음에도 업계에서 이번 보우스트 허가에 보다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가공한 레비요타는 투약 방식이 항문을 통해 직장에 투여하게 돼 사실상 기존의 FMT과 비슷한 방식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반면 보우스트는 1일 1회 네 캡슐을 3일간 입으로 복용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앞서 임상 3상에서 8주간 치료를 진행한 결과 대조군 중 39.8%가 재발한 데 비해 실험군에서 12.4%만이 재발하면서 효과를 입증했다.

세레스 테라퓨틱스(Seres Therapeutics) 로고 [사진제공=세레스 테라퓨틱스]

세레스 테라퓨틱스(Seres Therapeutics) 로고 [사진제공=세레스 테라퓨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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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이 이로써 본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지만 다만 아직 기업별로는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지난해 4D 파마와 칼레이 바이오사이언스가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되는가 하면 핀치 테라퓨틱스는 CDI 치료제 후보 물질 'CP101'의 임상 3상을 중단하고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등 한파가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다른 CDI 치료제 'VE303'을 개발하고 있는 베단타 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25일(현지시간) 1억650만달러(약 142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베단타는 VE303이 앞서 임상 2상에서 고용량 투약군의 재발률 13.8%로 대조군 45.5% 대비 효과를 보인 만큼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토대로 올해 3분기 안으로 임상 3상에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대변을 공여받아야 하는 다른 치료제와 달리 인간 공생 박테리아의 혼합 균주를 이용하는 방식이어서 공여가 필요 없이 균일 품질의 약물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인체 질환 극복 마이크로바이옴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4000억원을 투자하며 산업 진흥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업체들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지놈앤컴퍼니 는 'GEN-001'을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이다. 담도암을 타깃으로 한 MSD(미국 머크)의 '키트루다'와의 병용 임상 2상을 진행하는가 하면 위암 치료제로는 '바벤시오'와의 병용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CJ 바이오사이언스 도 항암제 'CJRB-101'의 임상 1·2상을 지난 1월 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는 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4D 파마로부터 개발 중이던 파이프라인 9종 모두를 인수하면서 위기 속에 또 다른 기회를 만들고 있다.


고바이오랩 은 건선 치료제로 개발 중인 'KBLP-001'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고,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KBLP-007'은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환자 모집에 나서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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