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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 1년]①3대 에너지 수입 급증…수출감소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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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 1년]①3대 에너지 수입 급증…수출감소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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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이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며 무역수지 적자가 1년째 이어졌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증가한 가운데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이 줄고, 핵심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0% 넘게 감소한 탓이다. 특히 에너지 원자잿값 상승은 공산품은 물론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을 불러와 결국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에 빠지게 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50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반면 수입액은 554억달러로 3.6% 증가했다. 수출은 줄고 수입이 늘면서 무역수지는 5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이달까지 12개월 연속 적자로 이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연간 무역수지 적자는 179억5600만달러로 불과 2개월 만에 지난해 총 무역적자(472억달러) 규모의 38.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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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수입 증가 무역적자 직격탄

전문가들은 치솟은 국제 에너지 가격이 무역적자 장기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2월 시작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된 여파다. 수출을 강화해도 에너지 수입액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무역적자의 골이 깊어진 셈이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15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에너지를 제외한 수입액이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작은 수준(401억달러)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기간 원유 수입액(72억5000만달러)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0.1% 감소했으나, 가스(61억8000만달러) 73.2%, 석탄(18억7000만달러) 4.4% 증가했다. 전체 수입액에서 3대 에너지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7.6%로 지난해(26.1%)보다 1.5%포인트 늘었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는 내수 경기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당장 원자재 가격이 오르자 공산품 물가가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2015년 수준 100)는 114.82로, 전월(114.40) 대비 0.4% 높아졌다. 석탄·석유제품 지수와 화학제품 지수 역시 각각 166.79, 117.36으로 2013년 2월(각 170.07, 117.62) 이후 9년 만의 최고치를 보였다. 이는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 연속 5%대 고물가를 유지하는 원인이 됐다.

전쟁 불확실성 여전...에너지 안정화 안심 일러

전문가들은 무역적자 대부분이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것으로 가격이 안정될 경우 무역수지가 빠르게 개선될 될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은 국제유가가 연간 평균 10달러 하락할 경우 무역수지는 90억달러 안팎의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했다. 다행히 유가(두바이유)는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해 5월 배럴당 108.16달러를 기록한 유가는 지난달 배럴당 82.11달러까지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향방에 따라 언제든지 국제 에너지 가격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상열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시아의 대유럽 천연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최대 1억t의 유럽수요가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으로 전가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세계 LNG 생산설비 이용률은 이미 88%에 달해 단기적 증산은 제한적"이라며 "유럽의 높은 가격 프리미엄으로 국제 LNG 물량의 유럽 집중으로 인해 전통적인 아시아 LNG 수입국의 수급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천연가스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석탄 등 대체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전쟁 직후 전 세계 석탄 가격은 t당 38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해 7월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을 감축하자 석탄 가격은 한때 t당 400달러 이상 치솟기도 했다. 러시아의 에너지 정책에 따라 국제 에너지 가격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석탄 시장은 2025년까지 빠듯한 수급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물 가격의 방향은 유럽 가스 시장 상황의 영향을 상당히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가하는 국내 에너지 소비량 부담

증가하는 국내 에너지 소비량 역시 부담이다. 수출을 위한 산업 부분에서 에너지 소비 증가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세계 경제 침체와 높은 원자재 가격이 지속되는 상황에선 에너지 수입 비중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에너지통계월보에 따르면 2022년 잠정 최종에너지 사용량은 2억3460만 석유환산톤(toe)으로 기존 최고치인 2018년(2억3337만toe) 기록을 경신했다. 정부가 산업·경제 분야에서 에너지 구조를 저소비 고효율 방식으로 대전환에 나서는 이유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무역수지 악화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원인이 됐으나 에너지 수입이 안정화 단계에 진입할 경우 우리 수출 실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력산업의 수출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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