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ㅇ이랑도 할거냐"…경희대 졸업생, 동문·교수 성희롱

가해자 3명, 공론화 이후 사과글 올려
피해자 "진정성 안 느껴져"…"고소할 것"

[이미지출처=연합뉴스]

"ㅇㅇㅇ이랑도 할 거냐?", "XX 준비가 되었다", "넌 안 벗겨봤으니까 모르잖아"

경희대 남자 졸업생들이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 동문과 교수를 상습적으로 성희롱한 대화 내용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은 고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경희대 졸업생들에 따르면 경희대학교 A 학과 14학번 남학생 세 명은 2021년 9월부터 최근까지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같은 학과 선·후배와 동기, 교수를 대상으로 성적인 발언을 지속했다. 특정인 실명을 거론하며 "ㅇㅇㅇ이랑도 할 거냐"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이성 친구가 생겼다는 말에는 "누가 여자를 잘 요리하나"라고도 했다.

또 여성 동문을 만나고 왔다는 남학생에게는 "맛있게 먹었냐"라고 묻거나 "동문을 생각하며 XX(성적행위)를 해봤느냐"는 질문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연락을 받지 않는 교수를 언급하며 "성관계 중인 것 아니냐"며 조롱하기도 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우리 셋 중 하나 정치하면 이 방 그냥 판도라의 상자급"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성적인 대화는 지인이 우연히 카카오톡 대화방을 발견하면서 알려졌으며 지난 14일 학과 동문의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 페이지에 대화 내용을 올려 공론화됐다.

한 졸업생에 따르면 해당 대화방에서 언급된 여성 동문과 교수는 약 20명이다. 세 명은 16일 잘못을 시인하는 사과문을 게재했으며 피해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

가해자로 지목된 졸업생 중 한 명은 "학우분들을 언급하며 불쾌한 농담과 모욕적인 언사, 비방과 희롱을 주고받았다"며 "피해를 본 분들이 느꼈을 배신감과 모욕감은 헤아릴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고 적었다. 폭로글과 사과글은 현재 모두 삭제된 상태다.

그러나 일부 피해자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고소를 준비 중이다. 피해자 중 한 명은 오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당사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단체 카카오톡방 성희롱은 성범죄로 성립하지 않지만,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명예훼손은 2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