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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넘어가면 울화통" '카공족' 민폐? 당신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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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카공족'에 업주들 전전긍긍
양해 구하는 등 배려하며 타협점 찾아야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카페에서 장시간 머무르며 공부를 하는 일명 '카공족' 때문에 카페 업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반면 카공족 사이에서는 정당한 소비자 권리가 아니냐는 반박도 나온다. 이렇다 보니 일부 업주들은 아예 출입문에 '카공족은 사절한다'는 취지의 공지문을 붙이기도 하는 등 카공족으로 인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카페 업주들의 하소연이 올라왔다. 카공족 손님 때문에 매장 회전율이 떨어져 매출 손해를 보고 있다며 분통이 터진다는 내용이다. 자영업자 A 씨는 "어떤 손님이 3000원짜리 음료를 주문하고 4시간째 노트북을 하고 있다. 나가라고 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사장 B 씨는 "일주일에 3~4번 오는 한 손님이 매번 3500원짜리 아메리카노나 4500원짜리 핸드드립 커피 시키고 하루에 최소 6시간 앉아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카페에서 공부하는 소비자들의 반박도 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있는 한 카페를 이용한다고 밝힌 20대 후반 김 모 씨는 "공짜로 카페를 이용하는 게 아니다. 커피를 사는 등 돈을 내고 카페를 이용하지 않느냐"면서 "문제는 몇시간이고 계속 앉아 있는 사람들이지, 카공족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공족 박 모 씨는 자신이 굳이 카페에서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백색소음이 있어야, 집중이 잘된다"면서 "2시간 정도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은 (업주가) 이해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사진출처=연합뉴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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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업주들이 용인할 수 있는 카공족의 최대 체류 시간은 몇시간이 적절할까. 2019년 8월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41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구매한 손님의 손익분기점은 1시간 42분으로 조사됐다. 비(非)프랜차이즈 카페 평균 매출을 기준으로 △8개 테이블 △테이크아웃 비율 29% △하루 12시간 영업하는 가게라고 가정해 계산한 수치다. 여기에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업주들의 하소연을 종합해보면, 업주들은 카공족이 카페를 이용할 때 평균 2시간 정도는 용인해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금 갈등은 일부 카공족이 서너시간 매장을 이용하며, 카페 손님 회전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한 분통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얌체족이라 볼 수 있을 정도로 5~6시간 카페에서 공부하면 자칫 영업방해(업무방해)로 고소를 당할 수도 있다. 업무방해 관련해 2009년 9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법원은 자유로운 행동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카공족의 장시간 좌석 체류는 '카페 업무를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행위'로 처벌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다만 업주들은 고소 등으로 대응할 경우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 일명 좌표가 찍힐 수 있어 법적 대응은 고려하지 않는 대신 양해를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출입문에 '카페에서 공부는 최대 2시간입니다' 라고 안내문을 붙이거나, 아예 와이파이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안내하는 식이다. 일부 카페에서는 손님의 체류 시간이 과도하게 길어질 경우, 직접 손님에게 퇴실을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카공족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카페에서 오래 앉아 있으며 카페 회전율에 지장을 주는 경우다. 소비자 권리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업주들은 그런 카공족에 대해 비난할 수 있겠지만, 비난에 앞서 '카공족에 대한 양해의 말씀' 등 서로 타협점을 마련해, 갈등이 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제언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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