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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최고속도"...빅스텝 英 현실된 R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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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영국이 임금발(發)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내달 또 한 번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수급 불균형에 따라 굳어진 고임금 구조가 물가 압력을 한층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관측이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현실로 다가온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 사이에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경제 전문가를 인용해 물가와 임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BOE가 내달 금리 인상 보폭을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1.1% 고점을 찍은 뒤 12월 10.5%로 떨어졌다. 하지만 오는 15일 발표될 1월 수치는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률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영국의 1월 CPI 상승률을 10.1%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상여를 제외한 평균 임금 상승률은 6.5%로, 전분기(6.4%) 대비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이민자 수가 줄어들면서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진 상황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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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 지원으로 왜곡됐던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기간을 제외하고 임금 상승률이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소날리 푼하니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임금은 물가 압력을 한층 부추기고 있다"며 "BOE의 금리 인상 경로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OE는 올해 통화정책 설정의 핵심 요소로 임금을 꼽은 상황이다. 이는 "근로자 부족이 임금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악순환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한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 총재의 발언에도 잘 드러난다.

(길면 이 문단 컷)다만 지난 2일 열린 BOE의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에서는 임금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MPC 외부 위원인 조나단 해스켈은 "경제 이론상 인플레이션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보다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매파적 입장을 보였다. 일부 위원은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인하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임금발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고강도 긴축 기조는 영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는 길을 좁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영국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말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영국 경제가 올해 -0.6% 성장하며,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수치보다 0.9%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길면 이 문단 컷)팬데믹, 에너지 위기 등에 따른 경기 회복에 있어,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던 영국이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의 침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IMF는 높은 금리에 따라 영국 경제를 주도하는 소비가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고 기업 역시 성장을 이끌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영국의 기준금리는 2021년 12월 0.1%에서 14개월 새 4.0%로 올랐다. 이는 세계적 금융위기가 덮쳤던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긴축 속도도 1992년 이후 31년 새 가장 빨랐다. BOE는 지난 2일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는 했으나 ‘단호하게(Forcefully)’ 인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표현은 제외됐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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