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美경제 '무착륙 시나리오' 부상..."침체없을 수도"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올해 미국 경제를 두고 '연착륙(soft landing)도, '경착륙(hard landing)도 아닌 '제3의 시나리오'가 부상하고 있다. 침체나 둔화 없이 경제가 고공 행진할 수 있다는 이른바 '무착륙(no-landing)' 시나리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에서 최근 이러한 무착륙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최근 고용, 소비지출이 예상을 훨씬 웃도는 강세를 나타내며 미 경제가 침체나 소강상태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대두한 것이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까지 떨어지지 않으면서 Fed의 긴축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WSJ는 "불과 몇주 전만 해도 불가능해 보였던 제3의 시나리오"라며 "이제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착륙도, 경착륙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무착륙 시나리오는 오늘날의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Fed 당국자들이 올해 경기 둔화 전망을 제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제가 다시 가속화하고 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을 매우 꺼리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착륙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이들은 작년 3월부터 이어진 Fed의 고강도 금리 인상이 투자, 고용에 제동을 걸 것이란 당초 전망과 달리, 최근 경제지표가 경제성장을 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앞서 미 노동부가 공개한 1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은 51만7000개로 시장 전망치를 3배 가까이 웃돌았다. 실업률 역시 전망(3.6%)을 훨씬 밑도는 3.4%로 1969년5월 이후 가장 낮았다.


바클레이스의 마크 지아노니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1월 고용보고서가 Fed의 긴축이 고용시장에 여파를 주고 있음을 보여줬던 이전 통계와 달라 전문가들에게 충격을 줬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Fed의 통화정책이 노동 수요에 큰 여파를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월 임금상승률은 둔화했지만,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늘어나면서 근로자들이 받는 주당 총급여는 전년 대비 8.5%, 전월 대비 1.5% 증가했다. 같은 달 미 제조업 분야의 평균 주당 가동시간은 1.2% 상승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이러한 가계소득 증가를 기반으로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고, 고객들에게 가격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임금 상승, 기업 제품가격 인상 등으로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커지면 Fed로선 금리를 계속 올리는 긴축 조치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이단 해리스 글로벌경제연구 책임자는 "3만 피트 상공에서 비행기가 더 오래 선회할수록 연료가 바닥날 위험이 더 커진다"며 성장이 가속화하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골드만삭스 역시 미 경제가 향후 12개월 내 불황에 빠질 확률을 35%에서 25%로 하향 조정한 상태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추세적인 성장 이상으로 경제가 다시 가속할 경우, 물가상승률이 2% 선으로 떨어지는 경기 연착륙 상황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폴로 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서 보고서에서 무착륙 시나리오를 언급하면서 "경제가 둔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가 나타나며 고금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무착륙 시나리오는 여전히 소수의 지지를 받고 있을 뿐, 더 많은 이들이 경기침체를 예상한다고 WSJ는 강조했다. 특히 Fed의 긴축 정책이 경제 여파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2006년 당시 금리 인상이 고용시장 충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1년6개월 가량이 소요됐었다. 네이션와이드의 캐시 보스탄칙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의 수익은 갈수록 줄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면서 올해 중반부터 완만한 경기침체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강한 경제지표로 인해 Fed가 더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월가의 대표 강세론자인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교수는 1월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경제엔 나쁜 소식이 될 수 있다"며 "Fed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고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6월까지 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릴 확률을 90% 이상 반영하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45% 수준이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