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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정리해고에…다시 사무실 복귀 시작될까?[찐비트]

최종수정 2022.07.31 15:03 기사입력 2022.07.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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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작된 '대퇴사(Great Resignation)' 움직임의 핵심 중 하나는 기업의 경영진과 직원들 사이에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것에 있는데요.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퇴사하겠다는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 회사가 각종 보상을 쏟아낸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였습니다. 올해 들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IT 기업을 중심으로 정리해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직원들에게 쏠려 있던 힘의 무게추가 경영진으로 옮겨가겠죠.

◆ "직원들 떼로 사무실 돌아갈 것"

이러한 변화가 재택근무와 일주일에 일부만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에도 영향을 줄까요? 그동안 경영진이 직원들보다 사무실 출근 재개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회사의 대면 근무 확대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 팀 쿡 애플 CEO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협업을 막는 등 재택근무의 문제점을 강조하면서 사무실 출근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머스크 CEO는 지난달 사무실에 나오지 않을 거라면 회사를 그만두라며 엄포까지 놨죠.


실제 한국에서는 지난 6월 게임업계가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속속 사무실 출근을 시작했는데요. 재택근무를 적극 권장했던 게임업계를 이렇게 바꾼 건 바로 실적 압박이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형 IT 기업들이 잇따라 유연근무제를 발표했지만 게임업계는 재택근무로 신작 개발이 지연됐다면서 대면 근무로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출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것이죠. 경기 침체 우려로 정리해고에 나서면서 긴축 경영에 들어간 글로벌 IT 기업들도 이렇듯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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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소프트웨어 업체 인투이트의 수잔 구다르지 CEO는 지난달 마켓워치에 1억2000만명의 소비자와 소기업의 의견을 바탕으로 "만약 상황이 어려워진다면 사무실 출근을 요구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며 힘은 고용주에게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는 "대화를 나눠본 많은 CEO들이 대면 업무가 화상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이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죠.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인 허드슨야드를 개발한 릴레이티드의 창업자인 스티븐 로스 회장은 지난달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용주들이 직원들을 잃지 않으려 망설이고 있지만 경기 침체가 오고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으려 한다면 결국 사무실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면서 기업의 상황이 어려워지면 직원들이 떼로 사무실에 복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어요.


이러한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에버노트 공동 창립자이자 현재 화상회의 솔루션 서비스 으흠을 이끌고 있는 필 리빈 CEO는 마켓워치에 "사무실 밖 세상은 우리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운동이다. 다시 돌아가선 안된다. 이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사용하지 않는 사무실 공간을 본 고용주들은 사람들을 강제로 사무실로 돌려보내려할 것이며 이는 통근을 해야하는 직원들과 동기 부여가 덜 된 직원들의 생산성을 떨어트릴 것"이라고 지적했어요.

◆ "지니를 다시 병 속에 넣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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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 글로벌 직장 전문가들은 당장 재택근무나 하이브리드 근무로의 전환이라는 큰 흐름을 뒤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인사관리 컨설팅 기관 인적자원관리협회(SHRM) 조니 테일러 주니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 인터넷 매체 복스에 "지니를 다시 병 속에 넣는 것처럼 이(재택근무)를 뒤집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경기 침체기에는 생산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며 생산성과 효율성이 더 높은 직원들은 경영진이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이를 견뎌낼 것"이라고 말했어요.


특히 미국의 경우 정리해고 소식이 연일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실업률이 3.6%로 매우 낮은 상황이고 인력 부족 사태도 지속되고 있어 갑작스레 무게추가 경영진으로 기울기 어렵고 이러한 상황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닉 블룸 스탠포드대 교수는 최근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로 인해 일부 해고를 한다고 해도 인재를 영입하고 유지할 필요성은 여전히 남게 된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는 경기 침체로 인해 재택근무에 대한 '약간의 후퇴'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이와 관련한 수치적인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어요.

경기 침체가 있는 상황에서 일부 부서의 정리해고가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 직원들이 제대로 업무를 해주는 것 또한 중요하죠. 세계경제포럼(WEF)이 인용한 WFH리서치 설문조사에 따르면 매달 미국 고용주와 직장인 각각 6만여명 씩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경영진과 직원들이 원하는 주당 재택근무 일수의 격차가 2020년 말 1.38일에서 지난달 0.44일까지 좁혀졌어요. 그만큼 경영진과 직원들의 생각차가 줄어들었단 얘기겠죠. 1년 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직장인들이 요구한 재택근무 일수는 0.2일 정도 줄어든 것에 반해 경영진은 0.8일 가량 늘었습니다. 경영진의 생각 변화가 그만큼 더 컸어요. 이러한 분위기를 보면 아직까지는 힘의 균형은 아직까지는 직원들에게 조금은 더 쏠려있고 경영진도 거기에 맞추려는 듯한 분위기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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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재택근무 확대로 사무실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 또한 비용 감축 측면에서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임대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건데요. 아르핏 굽타 뉴욕대 교수는 복스에 "나는 사실 재택근무가 늘어날 거라 생각한다. 기업들이 직원들을 상대로 협상력을 갖게 됐지만 대부분 재택근무 확대로 부동산 임대 비용 등을 줄이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그는 사무실의 중요한 역할인 신입 직원의 정착이나 장기적인 혁신에 기업들이 관심이 줄었다면서 오히려 이러한 점이 기존 직원들의 재택근무에 힘을 싣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경기 침체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여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나오는데요. 전문가들 사이에 공통된 것이 있다면 코로나19 이후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는 일의 미래와 관련한 논의에서 '정답'은 없다는 겁니다. 새로운 근무형태 실험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됐고 기업·경제 주체들의 인식도 변화한 만큼 과거로 똑같이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겠죠. 소통없이 힘의 논리로 특정 근무 형태를 강요하게 된다면 충돌은 불가피할 겁니다. 힘든 시기일수록 소통을 바탕으로 현명한 답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함께 논의하는 것이 중요할 겁니다.


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조직문화, 인사제도와 같은 기업 경영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외신과 해외 주요 기관들의 분석 등을 토대로 신선하고 차별화된 정보와 시각을 전달드리겠습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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