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 현실화 되면
대출이자 부담 급격히 늘어
조달금리 1%P 상승시
일시적 한계기업 5.4%P 증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28포인트(1.40%) 오른 2481.66에 장을 연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관련 뉴스를 모니터하며 업무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13.54포인트(1.69%) 상승한 812.95에, 원·달러 환율은 12.5원 내린 1278.0원에 출발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28포인트(1.40%) 오른 2481.66에 장을 연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관련 뉴스를 모니터하며 업무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13.54포인트(1.69%) 상승한 812.95에, 원·달러 환율은 12.5원 내린 1278.0원에 출발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최대열 기자, 문채석 기자, 김종화 기자] 지방산업단지 개발 전문기업인 (주)A산단은 최근 자금줄이 막혀 산업단지 막바지 조성공사에 애를 먹고 있다. 입주예정 기업들로부터 중도금을 받아야 추가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데 기업들이 대출을 받지 못해 납부기한 연장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200억원 가량. 직접 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싶지만 은행은 추가 담보를 요구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다.


조현수(가명·70) A산업단지 대표는 산단을 준공한 지난해 11월 금리가 2%일 때 자신의 전 자산 500억원을 담보 제공하고 250억원을 대출받아 전액을 산단 조성에 투자했기 때문에 더 이상 여력이 없는 상태다. 조 대표는 "지금은 금리가 4.5%까지 뛰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심각할 정도로 늘었다. 불과 몇년 전만해도 담보가치를 70~80% 정도 인정해줬는데 지금은 딱 50%만 인정해준다"면서 "그동안 투자해서 공사한 가치는 신용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담보만 요구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안양시 소재 화장품 제조기업 U사는 늘어난 비용으로 한숨짓고 있다. 중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원료도 들여오는데 올들어 중국이 봉쇄되면서 우회로를 찾아 원재료를 수입하고, 납품하느라 물류비용이 2배 이상 증가한 데다 금리까지 오르면서 대출을 신청해 놓고도 불안하다. 신재필(가명·47) 대표는 "올들어 원자재 가격도 오른 데다 물류비용이 턱없이 많이 들어 인건비가 밀릴 지경이 됐다"면서 "은행에서 다음달에는 금리가 6% 넘을 것이라고 얘기하는데 지난해 말보다 3배 정도 오른 것 같다. 대출받기도 두렵다"고 말했다.


미국이 28년 만에 최대 폭의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드는 초강수를 두면서 국내 기업들의 근심도 늘어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면서 금융사들의 대출이자도 치솟을 수 밖에 없어서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여파로 금융기관 빚이 크게 늘어난 기업이나 빚으로 연명하는 기업들은 당장 급격히 늘어날 이자 부담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시각) 연방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만약 한은의 빅스텝이 현실화되면 한계상황에 놓은 기업들의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최근 외부 감사를 받는 기업 1만7827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보다 적은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34.1%였다.


전경련은 조달금리가 1%포인드 상승하면 일시적 한계기업은 5.4%포인트가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리 변동으로 조달 금리가 3%포인트 상승하면 일시적 한계기업의 비중이 47.2%(13.1%포인트 상승)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가량의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셈이다.


금리 인상은 대우조선해양, 아시아나항공, 쌍용자동차 등 대규모 인수·합병(M&A) 문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아시아나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1년 이내에 갚아야할 차입금은 3조4163억원이다. 여기에 영구채 4000억원 가량을 더하면 올해 갚아야할 비용만 3조8000억원을 넘어선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갚아야할 이자가 더 늘어난다면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부채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 것은 물론 자금조달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은행차입 비중을 줄이고 고정금리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AD

유정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팀장은 "금리 인상은 경기 위축을 불러 올 것이며 이렇게 되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상당수도 일시적 경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며 "특히 대규모 M&A를 눈앞에 둔 기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