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드 ‘기술유출’, LG-삼성 7년 전쟁… 대법 "영업비밀 아냐"
1심 "영업비밀 인식 있어"→ 2심 "논문 등에 이미 알려진 내용"
대법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술, 비공지성·경제적 유용성 인정 어려워"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LG디스플레이(LGD)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한 하청업체 대표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에 유츌한 기술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6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LGD 협력업체 사장 A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LGD 하청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LGD와 공동개발 과정에서 취득한 OLED 페이스 실(Face Seal)의 기술 관련 영업비밀이 담겨있는 ‘FS 주요 기술자료’를 2010년 5~6월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해주고 자료를 이메일로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SMD 임직원들 4명도 LGD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A씨가 SMD 직원들에게 넘긴 FS 주요 기술자료가 LGD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은 공공연히 알려지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비공지성과 경제적 유용성, 비밀관리성의 요건을 충족해야 영업상 비밀로 인정된다.
1심은 A씨가 SMD 직원들에게 넘긴 자료 중 일부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고 A씨에게 징역 5개월에 집행유예 1년, SMD 직원들에게도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심은 "FS 주요 기술자료 중 자료 하단에 ‘Confidential(기밀사항)’ 표시돼 있고, A씨가 이 자료를 메일로 보내면서 ‘민감한 부분은 삭제했습니다’라고 표현한 점 등을 고려하면 FS 주요 기술자료에 포함된 LGD의 영업비밀에 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유출된 자료 중 일부는 경제적 가치성 등을 갖고 있고 기밀로 관리된 점 등에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며 "피고인들이 이러한 영업비밀 자료를 주고받은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SMD 직원들에 대해서도 "A씨가 LGD와 공동개발 과정에서 취득한 기술인 것을 알고 있었고, FS 주요 기술자료 PT 당시 A씨가 운영하는 회사의 기술이 아닌 LGD의 기술인 것을 쉽게 알 수 있어 LGD의 영업비밀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봤다.
반면 2심은 1심이 영업비밀이라고 인정한 부분에 대해 전부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판단, A씨와 SMD 직원들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기술자료의 내용이 대부분 이미 논문 등을 통해 알려져 있거나 일본의 필름 제작 업체가 업계에 배포한 자료 등에 상당 부분 포함됐다"고 판단했다.
SMD 직원들에 대해서도 "통상적인 설비 구매업무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고, 영업비밀을 취득하려는 범의나 공모가 있었다거나 LG디스플레이에 손해를 입힐 목적이 있었다는 사실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FS 주요기술 자료’는 회사홍보자료로서 LGD가 영업비밀 원천자료라고 주장하는 자료와 비교해 구체적인 내용이 생략된 정도로만 기재돼 있고, A씨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정보와 일부 LGD와 공동 개발한 기술정보가 혼재돼 있어 명확히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특수성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FS 기술이나 LGD와 무관하게 하청업체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FS 기술이 포함된 자료까지도 포함돼 있는 등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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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12년 7월 검찰은 삼성의 올레드 핵심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LG 임직원 등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같은해 9월에는 삼성과 LG가 올레드 기술을 놓고, 같은 해 12월에는 LCD 기술을 두고 맞소송을 냈다. 하지만 2013년 정부가 중재에 나서면서 모든 소송을 취하하는 것으로 봉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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