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명 병기' 사업 추진으로 140여억원 수입 기대 불구
1조7000억 재정적자 해소 위한 근본 방안은 안돼
전문가 "5년 동결 요금 정상화, 노인 무임승차 축소 필요"

2호선 을지로3가역의 부역명은 신한카드역이다./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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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서교공)가 재정난 해결을 위해 지하철역에 민간 기업·기관 이름을 병기하는 사업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무임승차 제도 개선, 요금 현실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서교공에 따르면 공사측은 지난 5일부터 서울 지하철 1~8호선 내 50개 역의 기업·기관 이름을 병기하는 '역명 병기' 유상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역명 병기'는 개별 지하철 역사의 기존 역명에 부역명을 추가로 기입해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현재 2호선 을지로3가역(신한카드역), 1호선 종각역(SC제일은행역) 등 30개 지하철 역사 역명에 부역명이 쓰여있다. 특히 이번 병기 대상 역에는 전국 지하철역 수송 인원 1위인 강남역, 주요 환승역인 여의도역·공덕역·신도림역 등이 포함돼 있다.

서교공이 일각에서 제기된 공공성 훼손 우려에도 역명 병기 사업을 확대하고 나선 것은 지하철 운영 과정에서 누적된 재정적자 해소를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성인 서교공 신성장본부장은 "역명병기 사업으로 지하철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심의위원회 심사를 통해 적합한 기업·기관만 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사업이 공사의 재정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업이 2조원에 육박하는 서교공의 재정적자 해소의 근본적 방안은 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열린 '도시철도 지속가능경영 정책포럼: 도시철도 재정악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고홍석 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5865억원이었던 서교공의 재정적자는 2020년 1조1137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이 규모가 1조7000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막대한 재정적자는 고령화로 급격히 늘고 있는 노인층의 무임승차와 지하철 요금 동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2년 당시 110만 여명이었던 서울지역 65세 이상 인구는 2020년에는 156만 여명으로 증가했다. 서울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다. 지하철 요금은 2015년 6월 인상 이후 7년째 동결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감소로 운수수입에도 타격을 입었다. 2019년 1조6714억원이었던 서교공의 운수 수입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시행된 2020년에는 1조2199억억원으로 27% 급감했다.

반면 역명병기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미미한 수준이다. 해당 사업을 통해 서교공이 얻는 수입은 연간 2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새로 사업을 추진하는 50개 역을 합치더라도 수입은 140여억원 정도다. 서교공은 역명 병기 외에 지하철 광고 등 다양한 부대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적자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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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다양한 부대 수입은 바람직하지만 운영 적자 문제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하철 요금 개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노령자 우대 정책 역시 대상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며 "출퇴근 시간 외에만 무료화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할만 하다"고 덧붙였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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