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보이콧'에도 韓 기업들 '현지 사업 유지' 불가피
車·가전 등 피해 최소화 고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유현석 기자, 김진호 기자] 국내 기업들은 러시아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상황에서도 현지 사업을 지속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탈(脫)러시아 대신 사업 유지를 선택한 만큼 현지 사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생산을 중단한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아직까지 재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출하량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판매량까지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해외 공장별 판매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생산법인(HMMR)의 출하 대수는 3708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2만2032대)과 비교해 83.2%나 감소한 수치다.
내수 물량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84.6% 감소한 2970대를 기록했고, 수출 물량은 738대로 72.8% 줄었다. 그나마 지난달 공장 셧다운 이전에 생산된 차량이 이월 판매된 물량이다.
지난 1, 2월만 해도 러시아 공장에서 각각 1만7649대, 1만7402대를 출하했지만 지난달부터 공장 셧다운 여파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러시아내 자동차 판매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유럽기업인협회(AEB)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 시장의 전체 판매량은 5만5129대로 전년 동월의 14만8676대 대비 62.9% 감소했다. 러시아 점유율 2위인 기아의 지난달 판매량은 6336대로 전년 동기(2만57대) 대비 68% 감소했다. 3위인 현대차도 같은 기간 1만5332대에서 4909대로 68% 줄었다.
점유율 1위인 현지업체 아브토바즈도 3만3779대에서 1만2289대로 64% 감소했으며 4위인 르노는 1만1659대에서 4072대로 65%, 5위인 토요타도 1만278대에서 3231대(69%)로 고꾸라졌다.
특히 렉서스의 경우 지난달 229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1%나 급감했다. 반면 중국업체인 체리자동차는 309대에서 505대로 63% 증가하는 등 러시아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당분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재가동 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비슷한 상황이다. 두 기업 모두 현재 글로벌 해상 물류 차질로 인해 러시아로 향하는 수출 물품 출하는 잠정 중단한 상태다. 다만 러시아에 있는 현지 공장의 경우 아직 가동 중단 등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러시아는 물론 독립국가연합(CIS) 지역과 유럽에도 수출되기 때문에 현지 공장을 멈추면 사업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기업의 탈러시아 행렬이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 기업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동참하기 어려운 측면도 크다는 분석이다.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러시아에서 철수하면 이윤 감소는 물론 중국 기업에 시장을 내줄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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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는 러시아에서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 가전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이 30%로 애플의 2배에 달한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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