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법원, 드라기 총리의 '골든 파워 법'은 합법
中 신젠타 통해 세계 최대 종자 회사 인수 불발될 듯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친중 국가로 알려진 이탈리아가 '중국인의 밥상'을 엎었다. 이탈리아 법원이 중국 기업의 베리셈(Verisem) 인수를 불허한 것. 베리셈은 콩과 양배추, 당근, 양파, 무 등 주요 채소 품종의 종자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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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안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할 만큼 중요시하는 분야다. 중국 인민의 밥그릇은 항상 손에 단단히 쥐고 있어야 하고, 그 밥그릇은 중국 곡물로 채워져야 한다는 시 주석의 식량안보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15일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 따르면 이탈리아 법원은 스위스에 본사를 둔 중국 신젠타가 이탈리아 채소 종자 생산기업인 베리셈 인수를 불허한 이탈리아 정부의 거부권이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신젠타는 종자 시장 점유율 8%를 보유한 농화학 분야 세계 최대 기업으로 중국 켐차이나가 지난 2017년 430억 달러를 주고 지분을 인수했다.


신젠타의 베리셈 인수 소식이 알려지자 이탈리아농민단체( Coldiretti)는 채소와 허브의 종자 통제권이 아시아(중국)로 넘어갈 수 있다면서 반발했다.

성난 농심에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골든 파워(Golden Power)' 법을 근거로 거부권을 행사했고, 이에 신젠타 측이 거부권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 법은 국가 안보에 위험이 되는 외국인의 투자를 불허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현재 금융과 보험, 에너지, 운송, 식품, 반도체 등에 적용되고 있다.


법원 판결 이후 신젠타 측은 "법원의 결정에 실망했다"라는 논평을 냈다고 환구시보는 로이터를 인용,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그러면서 중국의 종자 연구개발(R&D) 역량이 향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기업과 기술 격차가 있다면서 베리셈을 인수해도 중국의 종자 산업이 세계 시장을 위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리신하이 중국농업과학원 생물학연구소 소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종자산업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적재산권 등 기술혁신 시스템은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자오쥔제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탈리아 법원의 베리셈 인수 불허 판결은 설득력이 없다"면서 "정상적인 기업 인수합병(M&A)에 지정학적 압력이 작용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지적 재산권을 가진 이탈리아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 결합, 자금력을 키운다면 더욱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인 밥상 엎은 이탈리아 원본보기 아이콘


환구시보는 이탈리아 정부의 M&A 거부권 행사는 양국 기업 간 상생 협력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리기 총리는 지난해에도 중국 선전(심천)투자홀딩스가 밀라노 소재 반도체 장비 업체를 인수하려 하자 골든 파워 법을 근거로 M&A를 거부한 바 있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 11일 하이난성(省) 싼야 야저우 종자 실험실을 방문, 자립적인 종자를 손에 단단히 쥐고 있어야 중국인의 밥그릇도 지킬 수 있다면서 연구진을 독려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중앙농촌공작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도 "중국 인민의 밥그릇은 항상 손에 단단히 쥐고 있어야 하고, 그 밥그릇은 중국 곡물로 채워져야 한다"라며 식량 안보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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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연간 6만t 가량의 종자를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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