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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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이면 신정부가 출범된다. 지난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정권교체가 된 신정부의 금융정책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여타 금융업과 달리 신용카드업에 대해 유독 심하게 적용되던 금융당국의 가격규제에 대한 개선이 기대된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카드사와 가맹점간 수수료율 결정에 있어 매출액 기준 영세·중소 가맹점에 관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이는 금융위원회가 결정함을 규정한다. 금융사 스스로 이자율과 서비스 수수료율을 정하는 은행업과 비교하면 카드업에 대한 가격규제는 이례적이다.


더욱이, 지난 2012년부터 시행중인 기업의 원가공개 과정인 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우대수수료율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 인하돼왔다. 심지어 지난 2018년 적격비용 재산정시 우대수수료율 적용 범위는 전체 가맹점 수의 96%에 달하는 수준으로 확대되었다.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지 못하는 4%의 가맹점이 오히려 특별한 사례가 된 셈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신용카드업에 대한 가격규제는 신용카드시장 참여자의 분쟁을 초래하고 있다. 일반 가맹점으로 분류되어, 수수료율 자율협상 대상인 마트협회 등 중대형 가맹점들은 최근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상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통화당국의 긴축기조에 따른 시장금리 인상, 코로나 정국 장기화에 따른 위험관리 비용 증가가 이뤄졌음에도, 동 협회는 수수료율 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수수료율 인상 자체보다도 인하추세인 우대수수료율의 모습과 반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백화점 등 초대형 가맹점은 시장 지배력을 근거로 우대수수료율 못지 않은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어 중대형 가맹점은 본인만 수수료율 적용에 있어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한편,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중소 가맹점은 수수료율이 0%대로 낮아졌음에도 신용카드를 의무적으로 수납해야 되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불만이다. 의무수납제로 인해 영업자율성이 훼손된다는 측면이다. 소액의 상거래에도 어김없이 발생하는 가맹점 수수료가 영업에 적지 않은 비용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영세·중소 가맹점을 배려한다는 정부의 가격규제조치가 시장 참여자간 원만한 협상에 의한 가격결정 과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로써, 신용카드업에 대한 가격규제 조치는 이제 철폐될 시점이다. 미국, 유럽 등 신용카드업 선진국들 어디에서도 정부가 가격을 규제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의 철폐, 금융위원회의 우대수수료율 결정은 없어져야 할 구시대적 산물이다. 오히려, 소액거래에 한해서는 영세·중소 가맹점이 신용카드 수납을 거절할 수 있도록 카드의무수납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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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수수료율을 조정하려는 독과점 행태는 집단소송제 도입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의무수납제 개정으로 인해 카드 소비자 편의성에 일부 제한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금 대신 각종 간편결제수단을 이용하는 최근 결제행태를 감안시 소비자의 큰 불편은 초래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영세·중소 가맹점의 영업력 제고로 우대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완화될 경우 카드사의 카드이용자에 대한 부가서비스도 현재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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