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한지붕 2년차
쉽지 않았던 양사 통합, 호칭 일원화·사무환경 개선 등 쇄신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이사가 지난 24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 신한라이프)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이사가 지난 24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 신한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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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정재형 아시아경제 금융부장, 정리 이창환 기자] "HR(인사제도)와 IT(전산) 통합 작업을 곧 마무리하고 국내 최고 보험사로의 도약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입니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이사는 지난 24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회사 통합 작업이 마무리 국면"이라고 밝혔다.

신한라이프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해 지난해 7월 출범했다. 신한라이프 초대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성 대표는 통합법인 출범 이후 통합 작업이 정말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성 대표는 "양사 노조 사람들과 화합주도 많이 마셨고,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 고혈압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관료 출신으로는 드물게 민간 금융사에서 CEO를 역임했고, 2020년 말 연임에 성공했다. 재정경제원, 금융위원회 등에서 주로 보험 부서에서 업무를 담당해 보험 관련 전문성과 경험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그는 "이상하게 ‘보험의 늪’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다른 부서에 갔다가도 꼭 다시 보험 부서로 돌아왔다"며 "후배 관료들에게도 고위직으로 승진할 수 있는 핵심 부서로 가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자리에 가는 것도 괜찮다고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에 있을 때보다 얼굴 표정이 훨씬 편안해보인다.


△오늘은 언론 인터뷰 때문에 아침부터 표정관리를 해서 그렇다. 인사와 전산 통합 작업 때문에 매우 힘들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고혈압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 통합법인이 출범하고 한 달 뒤인 8월에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건강검진을 했는데 정상 혈압인 120/80㎜Hg보다 훨씬 높은 수치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몸에 신호가 오지 않았나.


△법인 통합은 했는데 양사 노조는 여전히 그대로 있었기 때문에 노조 사람들과 ‘화합주’도 많이 마시고 일하느라 별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 처음에 혈압을 재고 나서 결과가 프린트돼 나오는데 앞 사람이 자기 것을 안 가지고 간 줄 알았다. 그렇게 높게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내는 건강이 최우선이니 CEO 때려치우고 쉬라고 했다.


-지금 건강은 괜찮나.


△고혈압이면 약을 계속 먹어야 한다. 지난해 8월부터 계속 먹고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고 술은 못 마신다. 그렇게 관리해서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은 어떻게 진행됐나.


△직원들이 한 지붕에 들어왔다고 느낄 수 있게 용어 통일과 직급 호칭의 일원화를 먼저 시작했다. 사무 환경도 개선했다. 칸막이를 없앤 오픈형 구조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고, 사내 어디서든 네트워크 환경에서 업무가 가능하도록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해 전사적으로 확대 적용해 나가고 있다. 전략뿐만 아니라 일상업무에도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불필요한 업무를 완전하게 삭제하는 워크 딜리트(Work Delete)와 중복업무 삭제, 비효율 업무 축소 등 업무효율화를 추구하는 워크 다이어트(Work Diet)를 시행해 두 달 만에 150건 이상 개선했고, 지속적으로 운영 중이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이사가 지난 24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 신한라이프)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이사가 지난 24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 신한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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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작업은 뭐가 가장 힘들었나.


△신한생명은 국내 회사, 오렌지라이프는 외국계 회사다. 거의 모든 게 다 달랐다. 규모가 크게 차이 나면 흡수통합 형식이어서 잡음이 적은데 양사는 규모가 비슷했다. 또 신한생명은 텔레마케팅(TM) 영업에 강점이 있었고 오렌지라이프는 보험설계사(FC) 역량이 뛰어난 편이었다. 주력 사업 분야가 다르고 급여체계, 휴가문화, 직급 등 대부분의 회사 시스템이 달라 이를 하나로 합치는 작업을 계속 진행했다.


-에피소드 같은 건 없나.


△예를 들면 지난해 추석 연휴 바로 전날에 같은 사무실에서 오렌지라이프 출신 직원들은 오전 근무만 하고 점심 때 퇴근하는데 신한생명 출신 직원들은 정상 근무로 오후까지 일했을 정도로 문화가 달랐다. 직급 체계는 신한이 6개, 오렌지가 5개였다. 직급은 줄이는 추세여서 4개로 통합했다. 지금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HR통합 작업은 이런 문화를 합치는 일이다. HR통합 작업이 곧 마무리되고 뒤이어 IT통합 작업이 끝나면 신한라이프가 진정한 통합이 된다.


-IT 통합작업은 언제쯤 마무리 될까.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계속해서 커짐에 따라, 고객 서비스의 안정성과 시스템의 완결성을 확보하기 위해 IT 최종통합 오픈 시기를 당초 2월 초에서 5월 중순으로 일정을 연기했다. 당초에 목표를 좀 타이트하게 잡기도 했다.


-금융 관료 시절에는 보험 담당부서에서 자주 본 것 같다.


△보험의 늪이었다. 1994년 재정경제원 보험제도담당관실 근무를 시작으로 많은 시간을 보험 부서에서 보냈다. 유학 갔다 오니까 또 보험 부서로 발령내고, 다른 부서 갔다가도 다시 보험 부서로 오게 됐다. 금융위 보험과장도 했고, 신한생명 오기 전에 보험개발원장도 했다.


-관료 출신으로 민간 보험사 CEO를 한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 금융 관료 때 보험 부서에서 오래 일한 경험과 보험에 대한 전문성이 도움이 됐나.


△아무래도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보험의 늪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늪이 조금씩 굳어가면서 지금은 발을 제대로 딛고 설 수 있을 만큼 단단해진 것 같다. 이제는 여러 업무를 두루 아는 제너럴리스트보다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스페셜리스트가 각광 받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 후배 관료들에게도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자리로 가는 것도 괜찮다고 한다.


-그래도 장관, 차관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많지 않나.


△물론 장관, 차관을 목표로 하고 금융정책과 등 핵심 부서로 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꼭 그 길만 있는 게 아니다. 금융위 고참 과장인 후배가 자금세탁방지기구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갈지 말지 고민하길래 가라고 했다. 국제기구라서 몇 년밖에 못 있는다고 해서 자금세탁방지 업무가 매우 중요해졌고 거기서 전문성을 키우면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얘기해줬다.


요즘엔 공무원들 사이에서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하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인기라고 한다. 예전에는 잠시 쉬었다가 오는 한직으로 생각했었는데 시대가 바뀌었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이사와 가상인간 로지 (사진제공 : 신한라이프)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이사와 가상인간 로지 (사진제공 : 신한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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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시장에서 신한라이프의 광고모델인 가상인간 ‘로지’가 큰 화제였다. 내부 평가는.


△기존 보험광고의 구태의연한 광고 공식을 깨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선호할 만한 연예인이나 신한라이프가 지향하는 디지털(Digital), 인공지능(AI)의 이미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모델을 후보로 두고 논의했다.


그러던 중 "젊고 활기차고 세련된 이미지를 위해 가상의 광고 모델을 써보자"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수렴해 ‘로지’라는 가상 광고 모델을 과감하게 선택했다. 지난해까지 신한라이프의 광고는 티저영상은 약 600만회 조회, 본 광고는 유튜브 공개 20일 만에 1000만뷰를 돌파하면서 ‘로지’를 모델로 선택한 것이 신의 한 수라고 평가받고 있다.


-신한생명을 포함해 신한라이프 경영 4년 차다. 기억에 남는 일과 올해 목표는.


△무엇보다 2개 회사의 통합을 통해 신한라이프라는 새로운 회사로 출범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시작은 이제부터다. 올해는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선도 보험사로서의 위용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정진할 계획이다. TM/대면/GA/방카 등 다채널의 영업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판매 자회사, 글로벌 등의 신사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면서 일류 보험사로 도약할 수 있는 2022년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뛰겠다.


-저출산 고령화로 보험시장이 어려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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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줄어들고 고령층이 많아지면 보험사들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 중국 보험시장은 답이 없는 시장이고, 동남아 시장이 그나마 한국 금융사들이 진출 수 있는 곳이다.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현지에 이미 진출해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신한은행·신한카드와 협업하면 8년 정도 후에는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보통 국내에 진출했던 외국계 보험사도 손익분기점을 넘는 데 10년 걸렸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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