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 당시 희생 컸던 자영업자·소상공인
정부·여당 반감 크지만…야당에도 "의구심 있어"
여야, 약 17조원 규모 자영업자 지원 추경안 처리
전문가 "자영업자, 인구 수 많지만 편차 큰 집단"
"여야 모두 지원에 초점 맞춰 차별화 어려워"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지하상가가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지하상가가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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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내가 앞으로 민주당 대통령 뽑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도 영 믿음이 안 가는 건 사실이네요."


대선 투표일을 약 2주일 앞둔 22일,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에서 만난 상인들의 '민심'은 아직 마음을 굳히지 못한 모습이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지난 2년 동안 정부·여당이 보여준 모습만 생각하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표를 주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당에게서도 별다른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與 후보 안 뽑을 것" vs "野라고 대안 있나" 상인 민심도 혼란


이날 오전 방문한 지하상가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10만명대에 육박하는 상황이지만, 소비자들의 의욕은 꺾이지 않는 듯했다.

상가도 지난 2년 전과 비교해 훨씬 활기찬 모습이었다. 텅 비었거나 '임대문의' 안내판이 붙은 매장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상인들은 매대에 물품을 진열하느라 분주했다. 조명을 밝힌 상점 안에서는 유명 가수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한 의류점 앞에 앉아있던 50대 상인 A씨에게 업황을 묻자, 호황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훨씬 상황이 호전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A씨는 "옛날만큼 매출이 돌아오지는 않을 것 같다. 손님들도 아직은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라면서도 "힘들지만 언제는 서민 경기가 안 힘들었던 적이 있었나. 그냥 참고 버틸 만한 수준은 된다"라고 말했다.


영업 준비 중인 상가 모습 /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영업 준비 중인 상가 모습 /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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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현 정부·여당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반감이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방역에 잘 협조해 줘서 우리나라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런데 손실보상은 쥐꼬리 만한 수준이고, 당장 매출이 안 돌아와서 망하게 생긴 사람들한테 빚을 지라고 하지 않았나. 여기도 파산해서 안 돌아온 상인들이 꽤 된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 B씨 또한 "코로나 시절을 생각하면 우리가 어떻게 민주당 후보를 뽑겠나"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윤 후보를 지지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논란도 많고 토론도 잘 못 한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되면 잘 할 수 있겠나' 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여야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상 약 17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50대 상인 C씨는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했을 때는 모르쇠하다가 선거철이 다가오니까 돈을 뿌린다고 한다. 그래봤자 그거 다 우리 세금으로 나온 거 아닌가.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650만 자영업자 표심 어디로 향할까…전문가 "편차 크고 정치 성향도 제각각"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657만명으로,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지난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 일자리 대비 자영업자 비중 조사에서도 한국은 24.6%를 차지해, 전체 35개국 중 6번째로 가장 높았다.


자영업자는 국내 서민경제의 '기둥'이자 거대한 유권자 그룹이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심각했던 지난 2년 동안 큰 희생을 감내해야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영등포 상가 모습. 사회적 거리두기 등 고강도 방역지침이 시행 중이던 당시 많은 매장이 문을 닫았다. /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지난해 11월 영등포 상가 모습. 사회적 거리두기 등 고강도 방역지침이 시행 중이던 당시 많은 매장이 문을 닫았다. /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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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로나19 유행으로 고강도 방역정책이 장기화되면서 이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상반기 기준 요식업 주점업 등 실질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2% 하락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매출이 줄어드는 동안 빚은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7~9월)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액은 887조5000억원을 기록,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무려 29.5%나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자영업 차주는 191만4000명에서 257만2000명으로 65만8000명(34.1%) 증가했다. 돈이 벌리지 않으니 빚을 내서 버티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반발은 갈수록 극심해졌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방역지침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여는가 하면, 아예 영업시간 제한을 무시하고 24시간 영업을 하겠다며 선언하기도 했다.


자영업자 단체들이 모여 결성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은 21일 오후 9시30분께 서울 홍대거리 인근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고 정부의 방역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총 16조9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총 16조9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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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대선을 앞두고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여야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약 16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 수정안을 처리했다. 이 추경 수정안은 소상공인·자영업자 320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300만원씩 방역지원금을 지급하고, 손실보상률을 80%에서 90%로 상향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전문가는 국내 자영업자들은 거대한 만큼 의견도 다양한 그룹이며, 여야 모두 대선 국면을 맞이해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에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약 600만명에 이르는 자영업자는 거대한 그룹이지만, 이들을 어떤 특정한 성향을 가진 유권자 계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자영업자 사이에서도 서로 소득, 업장 규모 등이 전부 다 다르기 때문에 편차가 크고 정치 성향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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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여야 모두 자영업자 유권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다양한 공약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원 정책을 통한 차별화도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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