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단일화 제안 받은 윤석열 진짜 정치 역량을 보일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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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압력을 받던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13일 전격적으로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했던 것처럼 여론조사 기관 2곳이 적합도와 경쟁력을 절반씩 물은 뒤, 그 조사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승패를 가리자는 것이다. 이날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은 선제적 공세를 통해 피하기 어려웠던 ‘단일화 터널’을 빠져 나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제 윤석열 후보가 공을 넘겨받았다. 윤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말한 여론조사에 의한 후보 단일화에 대해 "고민해 보겠지만 아쉬움 점도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먼저 제안한 ‘커피 한잔의 단일화’, 즉 ‘담판’에 의한 단일화가 사실상 물 건너갔기 때문에 아쉬움이 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안 후보도 윤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담판으로 가서는 윤 후보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고 본 것이다. 안 후보 입장에서는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얻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게다가 ‘대선 완주’를 강하게 천명했던 안 후보가 자신이 했던 말까지 바꿔가면서 단일화 의지를 밝혔으니 말 그대로 배수진을 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윤석열과 안철수의 후보 단일화 문제는 몇 가지의 딜레마가 겹쳐 있어서 이것을 풀기가 여의치 않다는 데서 고민이 많을 것이다. 먼저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제의를 그대로 받아주기가 쉽지 않다. 한마디로 승리를 담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이 캐스팅 보트를 쥘 경우 윤 후보는 더 어렵다. 마치 노마드의 이동처럼 지지후보 이동이 순식간에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비호감도가 높은 윤 후보다. 이른바 ‘역선택’도 고민해야 한다. 결국 안 후보에게 밀릴 가능성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안철수 후보도 자신의 제안을 윤석열 후보가 받아 주지 않는다면 결국 대선 레이스를 완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초의 결연했던 완주 의지를 철회한 상태에서 ‘재탕’으로 언급될 완주 의지는 이전의 동력을 회복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후보 단일화 실패를 윤 후보 탓으로 돌릴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대선 완주를 통해 안 후보가 얻을 수 있는 실리도 별로 없다.

하나 더 짚어 볼 대목은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제3의 방식’으로 협상을 하는 경우다. 여론조사를 하되 새로운 방안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또 힘겨루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 사이 후보들은 상처를 받고 지지층은 갈등하고 국민은 피곤해 하기 십상이다. 이 과정에서 이탈하는 지지층과 중도층의 반발은 감수할 수밖에 없는 아픈 상처가 될 것이다.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없이는 승기를 잡기 어려운 윤석열 후보가 결국은 협상장에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윤 후보의 방식도, 안 후보의 방식도 쉽게 합의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윤 후보는 다시 안 후보의 자진 사퇴를, 안 후보는 또 주저앉을 수는 없다며 윤 후보의 결단을 촉구할 것이다. 양측 모두 정치 생명을 건 승부처에 섰기 때문이다. 누가 이길지, 양측 모두 실패할지, 아니면 절충점을 찾을지 그 해법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은 ‘딜레마’다. 그렇다면 이번만큼은 단일화가 더 절박한 윤 후보가 진짜 정치역량을 보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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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병(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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