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우크라 긴장 고조…美, 푸틴 회견 다음날 동유럽 파병 공식화
3000명 동유럽에 배치…추가 파병도 시사
러시아 "파괴적 조치" 거세게 반발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 파병을 공식화했다. 우선 미군 3000명을 루마니아, 폴란드 등 동유럽에 배치하되 추후 추가 파병 가능성도 시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직접 ‘전쟁’을 언급한 직후 이어진 조치다.
그간 군사 개입에 소극적이었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마저도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고 판단, 강대강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군사적 긴장을 더하는 파괴적 조치"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미군 병력이 동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루마니아, 폴란드에 추가 배치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약 2000명이 수일 내 폴란드와 독일로 이동할 예정이다. 아울러 독일 빌섹 기지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 약 1000명은 루마니아로 이동한다.
지난해 하반기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미국이 직접 파병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병력은 미군의 지휘를 받으며 유사시 NATO 신속대응군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뉴욕타임스(NYT)는 폴란드로 향하는 미군 병력 대부분이 육군 최정예 부대인 82공수사단이라고 전했다. 루마니아로 배치되는 부대는 ‘신속기동여단’으로 불리는 스트라이커 부대 소속으로 전해졌다. 커비 대변인은 "이번 배치는 일시적인 것"이라면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일대에 10만명 이상의 병력을 집결시킨 것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현재 폴란드와 루마니아에는 각각 4000명, 900명의 미군이 배치돼있다.
특히 미국의 결단은 푸틴 대통령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러시아를 전쟁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고 발언한 직후 이뤄져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푸틴 대통령이 간접적 수사가 아닌, ‘전쟁’이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를 도발하지 않는 전략’ 하에 미군 파병 등 군사 개입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파병 카드를 꺼내 들 정도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결정은) 내가 처음부터 푸틴 대통령에게 말해왔던 것과 부합한다"며 "그가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한 우리는 NATO 동맹과 그곳에 있을 것이다. NATO 5조는 신성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NATO 5조는 회원국 중 한 나라가 공격받으면 NATO 전체가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공동 방어에 나서는 것을 가리킨다.
조만간 미국이 추가 병력을 배치할 가능성도 높다. 이날 발표된 3000명은 지난달 24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유럽 파병 비상대기 명령을 내린 8500명과는 별개다. 커비 대변인 역시 "추가 병력을 배치하는 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확인했다. 앞으로 러시아가 미국, 나토와의 외교적 협상에서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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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NATO는 상반된 반응을 나타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은 미국의 결정 직후 성명을 통해 "NATO의 집단 억지와 방위를 강화하겠다는 미국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러시아는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근거 없이 이뤄진 이 파괴적인 조치는 군사적 긴장을 더하고 정치적 결정의 여지를 좁힐 뿐"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파병 결정이 향후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외교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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