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예산 부실심사 논란…"상임위·예결위 심사 분리해야"
예결위 실질 감액 7142억…'깜깜이 심사' 소소위 감액 규모(1조1444억) 밑돌아
"예결위는 총액, 상임위는 사업별 심사로 예산 심사 기능 분리해야"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국회가 2022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감액한 5조5000억원 중 5분의1 이상이 상임위와 예결위가 아닌, 국회법상 근거도 없고 회의록 또한 남지 않는 '깜깜이 회의'인 이른바 '소(小)소위'에서 깎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엔 없다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자체 증액된 사업 또한 76개, 약 9400억원에 달했다. 꼼꼼한 예산 심사를 통해 정부의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할 예결위가 이번에도 부실 심사에 나섰다는 비판과 함께 예결위는 총액, 상임위는 사업별 심사로 예산 심사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일 나라살림연구소가 2022년 예산안 국회감액사업을 분석한 결과 총 5조5322억원이 감액됐는데 이 중 1조6810억원(30%)이 상임위, 2조7066억원(49%)이 예결위에서 감액됐다.
상임위, 예결위 심사를 거치지 않고 소소위에서 감액된 규모는 1조1444억원(21%)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소위는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가 감액 심사에서 보류한 사업·예산에 대해 여야 예결위 간사들이 최종 담판을 벌이는 비공식 기구다. 예산안을 기한 내 처리하기 위해 소소위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소수가 모여 예산을 깎고 지역구 민원사업 예산 등을 임의로 끼워넣는다는 점에서 매년 '밀실 예산 통과'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올해 예산안엔 없다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자체 증액된 사업 또한 76개, 약 9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소소위를 통한 '깜깜이 증액', '밀실 증액'이다.
나라살림연구소는 "국회 예산심의는 불필요한 사업예산을 줄이고 필요한 사업예산을 늘려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라며 "정부의 예산 낭비를 막는 감액 심사는 국회에 부여된 가장 큰 권한이자 책임인데 상임위, 예결위 심사 없이 총 감액의 21%를 줄이고, 그 사유조차 공개하지 않는 건 예결위가 권한과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예결위가 실질적으로 감액한 사업은 7142억원으로 법적 근거도 없는 소소위에서 감액된 규모(1조1444억원) 보다도 훨씬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예결위는 2조7066억원을 감액했는데 이 중 74%에 이르는 1조9904억원이 기재위 소관 사업에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중 대부분이 예비비(1조1000억원), 국고채 이자상환(7602억원)으로 실질적인 예산감액이라기 보다는 계수조정의 의미가 크다. 예컨대 국고채 이자의 경우 국회 삭감과는 별개로 정해진 국채 금리에 따라 지급해야 하는데, 통상 기재부가 이자상환 예산을 부풀려 잡고 국회는 이를 감액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 사실상 '꼼수' 감액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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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는 "사실상 예결위 감액심사가 부실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상임위, 예결위 심사 기능을 분리해 상임위에선 사업타당성에 대한 심사를 통해 사업별 예산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예결위에선 재정 총량과 편성 방향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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