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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비켜줘" vs "법 확보해달라"…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갈등 점화

최종수정 2022.01.24 21:00 기사입력 2022.01.24 18:20

"임신한 상태로 출퇴근… 임산부 석 편히 앉을 수 없어"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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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최근 한 남성이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고 임산부에게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 뿌듯하다는 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공분을 산 가운데, 임산부 배려석을 법으로 확보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하철 임산부 자리를 법으로 확보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자신을 '노산에 어렵게 시험관으로 아기를 가진 임산부'라고 소개한 A씨는 "물론 배려석이고 호의로 양보되면 좋겠지만 임산부 자리에 비임산부가 앉아있는 경우가 다수다. 비켜달라고 할 수도 없고 비켜 줄 생각도 안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특히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경로석도 다 만석이고 임산부 배려석이 비어있으면 그 자리까지 이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임신한 상태로 출퇴근 하는데 임산부 좌석에 편히 앉을 수 없어 정말 (아기) 한 명 무사히 낳기도 힘든 현실이라는 걸 체감한다"고 말했다.


A씨는 "대만 같은 국가는 임산부가 아닌 경우 임산부 석에 착석하면 벌금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임산부에게 임산부 좌석용 자동 배지를 배포하여 배지를 대면 앉을 수 있는 방법도 일반 지하철 승객과 갈등을 피하며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본인이 임산부가 아닌 분들도 가족 일원 중 임산부가 있을 수 있고 앞으로 (임산부가) 될 수도 있다"며 "본인 가족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하시고 지하철 임산부 석이 법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 "안 비켜줘, XXX아 꺼져…임산부석 앉아 '뿌듯' 인증샷 찍은 남성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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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본인 오늘 진짜 뿌듯했던 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B씨는 "안 비켜줘, XXX아 꺼X"라는 욕설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사람이 많은 지하철 안에서 임산부 석에 앉아 있는 B씨의 다리와 함께 바로 앞에 임산부 배지를 가방에 달고 서 있는 여성의 모습이 담겼다.


이를 본 다수의 누리꾼들은 B씨에 대해 "앉을 수는 있지만 임산부가 있으면 당연히 비켜줘야 하는 거 아닌가", "인터넷에 욕을 섞어가며 자랑스럽게 올릴 일은 아닌듯", "얼마나 여유 없는 삶을 살면 돕고 싶다는 연민조차 가질 여유가 없을까"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왜 본인 성행위 결과물로 배려 요구해"… 서울대 대나무숲 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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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임산부에게 배려를 강요하지 말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C씨는 "주말 오전 학원을 가던 길이었다. 지하철 자리가 많이 비어 있었고, 구석 자리가 좋아서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서 갔다. 그런데 대뜸 누군가 '여자야?', '여자도 아닌데 여기 앉아 있네?'라고 말을 걸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여긴 배려석이지 지정석이 아니다. 왜 초면에 반말하냐'고 대응을 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직도 이해를 못하겠는게, 왜 본인의 성행위에 따른 결과물(아이)을 가지고 타인이 피해를 봐야 하거나, 배려를 요구당해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다"라며 "여행 내내 비행기에서 울려 퍼지는 갓난 아이 울음소리, 상영관 안에서 울려 퍼지는 갓난 아이 울음소리 등등 전부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려를 안 해준다며 타인을 욕하기 전에 자신이 한 성행위의 결과물을 세상 모두가 무조건적으로 축복해주고 배려해줄 것이란 말도 안 되는 생각을 가지고 생판 모르는 타인과 함께 이용하는 공간에 끌고 나온 것부터 자기만 생각하겠다는 극도의 이기주의"라고 비판했다.


C씨는 "이러한 생각을 피력하면 '니 자식 생겨도 그럴 거냐'는 얘기가 항상 보이던데, 일단 나는 애를 낳을 생각이 없고, 만에 하나 생긴다고 하더라고 지울 생각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단언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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