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공화국]디라이트 "첨단산업 변화 발맞춰 선제적 규제 개선해야"
스타트업 '고충상담소' 디라이트
장기적 안목, 부처간 협의 필요
조원희 대표 "모순·이중 규제 해결"
"정부는 첨단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는지 주시하면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선제적으로 규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2017년 설립된 법무법인 디라이트는 스타트업의 ‘고충 상담소’다. 사업을 하면서 부닥치는 각종 법률적 문제의 해법을 찾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변호사 20여명으로 구성된 로펌인데 법률자문 고정 기업만 140곳이 넘는다. 사업을 할 때 걸림돌이 되는 정부의 각종 규제는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디라이트에 가장 많이 털어놓는 고민 중 하나다.
조원희 디라이트 대표(사진)는 1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스타트업 중에서도 특히 제약·바이오, 블록체인, 핀테크(금융+기술) 분야 기업들에서 규제 관련 고충이 여러 건 접수된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선제적·주도적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정부는 산업에 필요한 개선책이 무엇인지 발굴하기보다는 인허가 칼자루를 쥐고 규제적인 관점에서만 보는 경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급성장이 예상되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을 예로 들었다. 디지털 치료제는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말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만성질환자가 병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전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정신질환 관련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거나 국가 의료보험 적용을 시작할 정도로 발 빠르게 움직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 디지털 치료기기의 정의와 판단 기준을 담은 허가·승인 절차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간한 정도에 그쳤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공식 승인된 디지털 치료제가 단 한 개도 없다. 시장에 판매된다 해도 향후 원격의료 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건강보험 수가 산정 등 제반 여건도 마련되지 않았다. 조 대표는 "정부가 사회와 산업 환경의 변화에 맞춰 신속하게 움직여준다면 우수한 기술과 서비스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처 간 칸막이 때문에 생긴 이중 규제도 존재한다.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위해선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받으려면 2개월 이상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규제가 있다. ISMS 인증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는 금융위원회 소관이다.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쟁을 연상케 하는 이 규제 때문에 실질적인 피해를 보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고유가 지원금 받아도 1인당 30만원 또 준다…18일...
조 대표는 "싱가포르의 경우 경영인들의 입장을 파악해서 가이드라인을 내주고, 산업계도 그에 맞춰 움직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사업을 하지 않는다"면서 "정부 부처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모순되는 규제를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