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문제 이번에도 결국 정면해결 못해
권영세 선대본부장의 숙제로 남겨져
상처 남긴 당내 갈등 수습도 과제
지지율 회복·야권단일화론 차단 등 과제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국민의힘 내분 사태가 일단 급하게 ‘봉합(縫合)’으로 마무리됐다.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는 손을 맞잡으며 급한 대로 상처 난 곳을 꿰매 붙였다. 일단 상처가 더 커지는 것은 막았고, 상처가 나을 수 있는 시간은 어느 정도 벌었다. 잘 아물어 흉터로 남을 수 있을지, 곪은 살이 실밥을 뚫고 터져나올지는 이제 시간이 지나야 할 수 있게 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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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분 사태는 내부 구성원으로부터 무시당한 37세 젊은 당대표의 폭주를 아량이 넓은 62세 대선후보가 품어주는 식으로 정리됐다. 올해 3월 대선을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면 과정은 어쨌든 결론은 같았을 것이다. 윤 후보가 공식으로든 비공식으로든 이 대표의 세대결합론(또는 세대포위론)을 대선전략으로 삼은 이상 이 대표는 안고 가는 대상일 수밖에 없다. 이 대표가 젊은 유권자들에 얼마나 소구력이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지만, 이 대표마저 등지고 20·30에게 다가갈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결국 좀 더 좋은 모양새냐, 누가 주도권을 잡는 것처럼 보이느냐 문제가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더욱이 ‘적전분열은 필패’라는 상식은 누구도 모르지 않았다. 결국 대선에 불과 두 달 남아 있는 상태에서 대선후보와 당 대표가 내전을 무한정 이어갈 여유는 없었던 셈이다.


당직 임명을 두고서 대선후보와 당 대표의 정면충돌, 소속 의원들이 당 대표 사퇴 촉구 결의안 추진 등 극적 상환 전개 끝에 감동적인 모양새의 화해와 이야깃거리를 남기는 마무리로 상황은 일단 정리됐다.

다만 이런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란을 촉발시킨 원인은 해소됐을까가 관건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내부총질’ 비판을 받으면서도 윤핵관(윤 후보 핵심관계자) 문제에 집요하게 천착했다.


이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관련해 ‘윤핵관 문제가 정리됐냐’는 질문에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에 대한 무한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해결됐다’는 시원한 답변은 이번에도 못 한 채 그는 권 본부장이 내부에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자칫 핵단추와 같았던 ‘당무우선권 해석’ 등의 화약고가 꺼내진 것도 실상은 윤핵관 문제였다. 이 대표는 이철규 의원의 발탁에 반대한 것 역시 윤 후보 측근 세력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문제는 이 의원에 대한 이 대표의 ‘사적인 감정’ 문제 정도로 정리돼서, 사과를 받는 식으로 풀기로 했다. 사태의 본질을 비껴간 채 봉합에만 신경쓴 것이다. 결국 윤핵관 문제는 고스란히 살아 남은 채 권 본부장의 숙제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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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갈등도 여전히 잠복해 있다. 하루종일 정치적 스피커들이 총동원되면서 당내 갈등이 전면화 된 탓에 이후 후폭풍 역시 크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의총에서 이 대표 잘했다고 옹호한 분 하나 없었다" "(이 대표의 연설에) 진정성 있다고 느끼지 않은 분들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의 30분간의 연설로 여론이 돌아선 것이 아니라, 윤 후보의 설득이 결국 ‘봉합’을 이뤘다는 설명 과정에서 나온 언급이다. 이에 이 대표는 "적당히 하고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상처가 크면 잘 꿰매도 흔적은 남을 수밖에 없다. 봉합을 얼마나 잘 했느냐에 따라 잘 드러나는 상처로 남을지, 보기 흉한 상처로 남을지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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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과제는 여론이다. 12월 이래로 윤 후보는 아내 등 가족 문제와 이 대표와의 갈등, 윤 후보의 발언 등 정치적 행보의 결과로 지지율이 급락했다. 국민의힘이 손사래 치고 있지만, 공공연히 야권 후보 단일화를 언급하는 것은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분을 안 후보가 고스란히 챙겼기 때문이다. 절대 2강에서 2강1중 양상을 만든 것은 윤 후보다. 3강 구도로 접어드는 것은 저지하고, 지지율을 신속히 반전시켜야 야권 단일화 요구를 꺼뜨릴 수 있다. 윤 후보는 지하철 인사 등 다른 모습에 승부를 걸고 있지만, 이런 노력이 여론의 반전을 이끌지는 지켜봐야 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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