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반복된 참사…소방관은 누가 지키나
평택 냉동창고 신축현장 화재
소방관 3명 목숨 잃어
가연물질 많아 진압 어려움
이천 물류창고 건설현장
쿠팡 물류센터 화재 등
비슷한 참사 해마다 반복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이형석 소방경(50). 1994년 소방에 입직한 27년 차 베테랑 소방관으로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3팀에서 구조 업무 총괄을 맡았다. 아내와 자녀 2명을 둔 가장인 그는 누구보다 솔선수범하며 후배들을 인자하게 이끄는 모범적인 소방관이었다. 박수동 소방장(31)은 올해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다. 지인들은 방호 업무를 맡으며 언제나 성실히 임무를 수행한 건실한 청년으로 그를 기억했다. 조우찬 소방교(25)는 특전사에서 4년을 복무하고 지난해 5월 임용된 당찬 새내기 소방관이었다. 뛰어난 체력은 물론 주변에 힘을 북돋아주는 용기 있는 청년이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전선에서 묵묵하게 뛰어온 소방관 3명은 경기 평택시 냉동창고 신축 현장에서 화마와 싸우다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반복되는 창고·공사장 화재로 안타까운 희생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 노동자 38명이 사망한 경기 이천 물류창고 건설 현장 화재, 지난해 소방관 1명이 희생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등 비슷한 참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공사 현장에서의 안전의식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11시46분께 평택시 청북읍 소재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19시간여 만인 6일 오후 7시19분께 완진됐다. 공사 중이던 지하 1층~지상 7층, 연면적 19만9762㎡ 규모의 건물에는 산소용접 작업 등을 위한 산소통과 액화석유가스(LPG)통, 가연성 물질인 보온재가 다량으로 있어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폭발 물질과 인화성 물질이 많아 화염이 급격히 일어났고, 다량의 연기가 발생해 건물 상층부까지 빠르게 번졌다.
이번 화재는 앞서 발생한 공사장, 냉동·물류창고 화재들과 유사하다. 인화성 물질이 많고 내부가 복잡해 많은 인명피해를 낼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2020년 4월29일 경기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산소 용접 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우레탄폼에 붙으며 순식간에 큰 불로 번졌다. 이 불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작업자 38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6월17일 발생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는 방재시스템 초기화 등 안전관리상 문제가 확인됐다. 특히 쿠팡 화재의 경우 불길이 다시 번지며 진화 중이던 소방관 1명이 희생됐다는 점에서 이번 화재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소방청 국가화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창고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1394건으로, 6명이 숨지고 5500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공사장 주요 화재 원인인 용접부주의로 인한 화재도 1011건이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220억원의 재산피해를 발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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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김광식 본부장)는 이르면 이날 건물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내주 합동감식에 나설 방침이다. 순직한 소방관 3명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하기로 했다. 합동영결식은 8일 오전 9시30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되며 경기도는 순직소방관 3명을 7일 자로 1계급 특진하고 옥조근조훈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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