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해 출구로 내려가는 구간에서
택시 벽 뚫고 도로 한가운데 추락…8명 사상
전문가 "사고 위험 장소, 추락방지 시설 필수"

지난달 30일 부산 연제구의 한 도로로 대형마트 5층 주차장에서 택시가 추락해 경찰과 소방대원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부산 연제구의 한 도로로 대형마트 5층 주차장에서 택시가 추락해 경찰과 소방대원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부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택시가 주차장 외벽을 뚫고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지상 주차장' 안전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고 당시 주차장에는 차량 추락을 막을 별다른 안전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는 지상 주차장 안전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하는 만큼, 차량이 추락으로 이어지는 대형사고를 막을 안전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난달 30일 부산 연제구의 한 대형마트 5층 주차장에서 택시가 외벽을 뚫고 추락했다. 차도 한가운데로 떨어진 택시는 튕겨져 올라 한 바퀴를 구른 뒤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10여대를 덮쳤다. 택시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부서졌다.


이 사고로 택시를 운전한 70대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또 사고 현장 인근에 있던 보행자와 다른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와 동승자 등 7명이 경상을 입었다. 만약 택시가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들 위로 떨어졌다면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만큼 아찔한 사고였다.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사고는 주차장 출구로 내려가는 우회전 구간에서 발생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택시가 출발 후 3~4초 정도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출구 방향으로 회전하지 못하고 벽을 뚫고 추락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차량 결함이나 운전 미숙 등 사고 원인을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선 지상 주차장을 이용하기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사고는 과속이나 운전 미숙 등 운전자 과실이 원인일 수 있지만, 급발진 등 예측 불가능한 사고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데다 지상 주차장의 경우 추락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택시가 외벽을 뚫고 추락한 주차장 벽./사진=연합뉴스

택시가 외벽을 뚫고 추락한 주차장 벽./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지자체에 따르면 사고 당시 주차장엔 추락 방지 구조물이나 안전시설이 따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현행 주차장법은 2층 이상의 건축물식 주차장의 경우 2t 차량이 시속 20㎞ 주행속도로 정면충돌했을 때 견딜 수 있는 정도의 강도로 지어지거나 방호울타리 또는 추락방지 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만약 이번 사고 당시 차량 추락방지 시설이 설치돼 있었더라면, 택시가 외벽을 뚫고 5층 높이에서 떨어지는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다만 마트 측은 주차장에 추락방지 안전시설은 없었지만, 주차장 벽체는 현행법에서 말하는 '2t 차량이 시속 20㎞ 주행속도로 정면충돌했을 때 견딜 수 있는 정도'의 강도로 지어졌다고 말했다고 지자체는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는 사고 지점 주차장 벽체가 현행법을 준수했더라도 차량 충돌이 있을 경우 추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승곤 충남도립대 건설안전방재학과 교수는 "이번 사고가 발생한 주차장 벽은 콘크리트 블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그 정도 강도로는 안 된다"라며 "자동차 크기를 고려해 일정 높이까지는 충격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벽을 놓거나 충돌을 막을 턱을 설치해야 추락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주차장법 시행규칙이 '사고 위험이 큰 장소' 등 위치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대형마트나 쇼핑몰의 주차장이 지상에 있는 곳이 많음에도 사고를 예방할 관련 법은 미비한 실정"이라며 "차량 추락을 막을 수 있는 곳에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되어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 설치하라고 명시되어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AD

이어 "아주 드물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데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다. 내리막길 등 경사로뿐 아니라 건물 가장자리 같은 추락 위험이 있는 곳에도 만약을 대비해 충격 방지 시설이 필요하다. 적어도 차량이 외부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시설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