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리 낮춰라' 도 넘은 '정치금융'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대통령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금융'의 수위가 도를 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이라는 명분 아래 정치권은 시장 개입과 포퓰리즘 법안들을 쏟아내며 금융권 압박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여론을 의식하며 끌려다니는 모양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금융기관들을 '탐관오리'로 비유하며 정부가 시중은행에 대출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적었다. 노 의원은 "모두가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이 시기, 금융기관만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며 배를 불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권에서 정부를 동원해 민간은행의 금리 결정 과정에 개입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 의원의 금리 개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도 은행 대출금리를 고통분담 차원에서 1%포인트 낮춰야 한다고 발언했다.
현재 은행 예대마진 차익에 대해서는 비판 여론이 우세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것보다 은행들이 챙겨가는 가산금리가 금리 폭등의 원인이라는 노 의원의 주장처럼 예대마진 폭리라는 지적이 거세다. 실제 예금 금리는 1%대에 머무는 반면, 대출금리는 4~5%대에 접어들면서 예대마진은 무려 2.19%포인트에 달한다. 이는 코로나19 상황 전보다도 훨씬 늘어난 수치다.
금융당국이 '자율의 영역'이라는 스탠스에서 시장 개입이라는 기조로 바뀐 것도 부정적 여론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진 영향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도우려는 노력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정치권의 과도한 금융시장 개입은 금융시장의 근간을 흔들고,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정치인의 책무는 시장 메커니즘의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다. 정치권과 여론에 떠밀린 채 금융사들의 팔을 비틀어 만드는 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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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경제의 혈맥과도 같다. 금융을 시장논리가 아닌 정치논리로 접근하고 금리를 득표 수단으로 인식해선 안된다. 정치권에서 압력을 가하면 시장이 왜곡되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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