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는 대표적인 예가 신장 위구르 지역 소수 민족의 인권문제다. 미국은 최근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 보이콧을 선언하기까지 했다. 중국은 불만 가득한 모습이다. 미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보복을 다짐했다.


중국의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니다. 미국 곳곳에서는 여전히 인종 차별과 탄압 얘기가 들려온다. 한인들도 이런 상황에서 예외일 수 없다.

가장 충격적인 상황은 입양인 시민권 문제다. 지금도 많은 한인 입양인들이 미국에서 시민권이 없어 이방인 취급을 받고 있다.

지금이야 상상할 수 없지만 과거 한국은 대표적인 어린이 수출국이었다. 고아이거나 생활고 탓에 부모의 손을 떠나 태평양 건너 이역만리로 터전을 옮긴 이가 수만 명에 이른다.


미국인들은 왜 한국의 어린이들을 입양했을까. 입양의 이면에는 추악한 미국의 현실이 있었다. 상당수 입양 부모들이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 한국 어린이들의 부모를 자처했다. 미 입양단체 역시 한국에서 데려온 아이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만 했을 뿐 사후 관리가 부실했다.

입양 부모가 입양 절차를 완료하지 않아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한 입양인들은 최대 4만9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한인이 약 2만명 정도다.


자신의 아이에 대한 미국 시민권 서류 작업도 하지 않는 양부모들이 인권을 존중할 리 없다. 어떤 한인 입양인은 부모가 보는 앞에서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와 싸움을 해야 했다는 사연을 고백하기도 해 관계자들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고 한다.


물론 미국도 이들을 방관하지 않았다. 미 의회가 지난 2000년 처리한 ‘아동시민권법(Child Citizenship Act)’은 미국 시민에게 입양된 아동들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했다. 문제는 제정일(2001년 2월27일) 기준 만 18세 미만의 입양 아동들에게만 적용되면서 발생했다. 제정일 이전에 성인이 된 입양인들은 깊은 절망에 빠졌다.


과거 미 의회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대표 김동석)가 입양인 시민권 문제 해결에 앞장선 것은 정치적인 노력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절박감에서다.


김 대표는 최근 뉴욕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에서 시민권을 갖지 못하고 버림받은 한국인 입양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건 인권 문제"라고 강조하며 한인 사회의 일치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순간에 결과가 나올 수 없는 일이다. 이미 의회에서 관련 법안은 세 번이나 무산됐다. 지난 3월 민주당 애덤 스미스(워싱턴주)와 공화당 존 커티스(유타주) 하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입양인 시민권법안은 4수째다.


그래도 희망이 생기고 있다. 현재 민주·공화 양당 의원 58명(민주당 28명·공화당 30명)이 지지 서명을 했다. 공화당 로이 블런트(미주리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상원 법안에는 11명(민주당 6명·공화당 5명)이 흔쾌히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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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배터리, 반도체로 상징되는 한미동맹의 가장 어두운 이면이 입양인 시민권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이 문제를 지적하기 시작하면 미국의 입장도 난처해질 수 있다. 미 정가의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이민법 개혁을 부정하는 공화당에도 인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다. 우리 동포들의 일인 만큼 외교부 등 우리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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