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마늘 전년대비 각각 49.9%, 20.2% 올라
김장 비용 작년 비해 8.2% 상승
김장 비용 높아지니 '배추대란' 빚거나 '김포족'도 등장

김치.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치.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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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김치 재료가 정말 너무 올랐어요.", "올해는 그냥 넘어갈까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재료값이 치솟고 있다. 배추 가격 폭등하면서 '배추대란'이 벌어지거나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까지 등장하는 형편이다.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면서 배추 가격 등 김장재료 가격이 줄줄이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배추 주간 소매가격(상품 기준)은 1포기 당 4,697원으로 전년대비 49.9% 올랐다. 김장재료인 마늘도 1㎏ 당 1만1956원으로 전년대비 20.2% 올랐다.


이처럼 올해 김장 물가가 폭등한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3.7% 감소했고, 가을장마로 포기 전체가 썩는 배추무름병이 유행한 데다 가을한파까지 겹쳤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인건비 상승, 유가·요소수 가격 급등으로 인한 운송비 상승, 쪽파·생굴 등 반입량 감소 등이 영향을 끼쳤다.

21일 오전 서울 양재 하나로마트에서 시민들이 김장용 절임배추를 구입하고 있다. 24시간 운영하는 이 마트에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절임배추 1000박스를 판매했으나 새벽 1시부터 줄선 시민들로 판매 50분 만인 오전 8시50분에 매진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1일 오전 서울 양재 하나로마트에서 시민들이 김장용 절임배추를 구입하고 있다. 24시간 운영하는 이 마트에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절임배추 1000박스를 판매했으나 새벽 1시부터 줄선 시민들로 판매 50분 만인 오전 8시50분에 매진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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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통시장에서 재료를 사서 직접 김장을 할 경우 4인 가족 기준 35만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물가협회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대전 등 6개 도시 전통시장의 김장재료 가격을 파악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35만5500원이 들 것이라고 추산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8.2% 높다. 특히 마트에서 김장재료를 구매할 경우에는 총 비용은 약 42만원으로 작년보다 5.8% 올랐다.


지난 주말 김장을 한 A씨는 오른 물가에 한탄을 내쉬었다. A씨는 "배추를 미리 사둬서 김장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마늘 값이 너무 비싸서 부담이 됐다"라며 "마늘 말고도 김장에 드는 소금, 쪽파, 미나리, 생새우, 굴 등 부재료 값이 너무 올라 김장 비용이 부담스러웠다"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배추 구매를 위해 마트에 사람이 몰리거나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김장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등장하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 양재 하나로마트에서는 시민들이 김장용 절임배추를 사기 위해 새벽 1시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9일 발표한 '2021년 김장 의향 및 김장채소류 수급 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가구 소비자 중 63.3%(전년 62.0%)는 김장을 직접 하고 26.0%(23.9%)는 시판김치를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김장을 담그는 대신 김치를 사서 먹겠다는 가구수가 소폭 증가한 것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 세 번째)이 18일 충남 당진시 송악읍에서 김장 채소 작황 및 출하 여건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 세 번째)이 18일 충남 당진시 송악읍에서 김장 채소 작황 및 출하 여건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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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김장 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해 비축해놓은 배추와 마늘을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또 농산물 소비쿠폰 할인 상한액을 확대해 가계의 식료품 구입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8일 충남 당진시의 가을배추 수확 현장을 방문해 김장철 배추 수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정부 보유 비축 물량과 농협 계약 물량을 시장에 충분히 공급해 김장철 배추 수급을 관리하고, 할인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겠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김장비용 완화를 위해 주요 김장 채소류를 구매할 수 있는 농축산물 할인 쿠폰도 제공하고 있다. 쿠폰을 이용하면 전통마트와 대형마트에서 김장 채소류 및 돼지고기 등을 구매할 때 20~30% 할인받을 수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에 비해 할인 한도를 1만원 늘려 최대 2만원까지 할인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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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배춧값 등 김장물가 상승과 관련해 정부의 공급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이은하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올해의 경우 인건비, 유류비 등 때문에 전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한 상황이라 관리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라면서도 "김장은 매년 반복되기 때문에 배추 등 김장재료의 수요 증가는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 그럼에도 김장철 배추 가격 급증 문제가 되풀이 되는 건 정부의 공급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라고 설명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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