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치며 시끌벅적 '고사장 응원' 없이
수험생·학부모들 담담하게 인사
"노력한 만큼 결과 나왔으면"

2022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제15시험지구 제20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전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다. 
/2021.11.18/사진공동취재단

2022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제15시험지구 제20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전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다. /2021.11.18/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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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하게 보고 와. 우리 아들 파이팅!"

3일 오전 7시 서울 서초구 반포고등학교 앞.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장으로 향하는 자녀를 배웅하는 학부모들의 떨림 가득한 목소리와 기다림이 이어졌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속 치러지는 수능에 예전과 같은 시끌벅적한 응원전은 없었지만, 조용히 가족·친구 단위로 수험생을 배웅하는 마음에는 따뜻함이 가득했다. 자식을 응원하며 꼭 안아주던 학부모들은 무엇보다 마음 편히 시험을 치르기를 간절히 바랐다. 재수생 아들을 배웅하러 온 신성혜씨(48)는 "시험이 끝나면 무엇보다 푹 쉬게 해주고 싶다"며 "결과와 상관없이 아들이 원하던 게임을 마음껏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같은 시간 종로구 동성고등학교 앞에도 수험생들이 속속 시험장에 입실하기 시작했다. 투덜거리는 아들을 위로하던 한 어머니는 정문으로 들어간 아들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도시락을 들고 삼삼오오 친구들과 함께 온 수험생들의 옆에는 두 손을 꼭 모으고 간절히 기도하는 학부모들이 있었다. 학부모 이모씨(51)는 "연년생인 아이 2명이 올해 모두 수능을 본다"며 "작년에는 긴장도 많이 했는데 올해는 무탈하게 치르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어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어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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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구호는 없었지만 수험생을 응원하는 마음 만큼은 더욱 뜨거웠다.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 수험장에 친구를 응원하러 온 최유진씨(20)는 재수생 친구를 위해 호랑이 기운으로 잘 보라는 의미에서 호랑이 티셔츠를 입고 간식을 챙겨왔다. 최씨는 "코로나19로 우울해하고 시험 걱정이 많아서 마지막이라도 웃게 해주려고 준비해왔다"며 "수능이 끝나면 같이 밥 먹고 놀기로 했다"고 말했다.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앞에서는 한 학부모가 수정테이프를 미처 가져 오지 않은 다른 수험생에게 사주기도 했다. 양미리씨(51)는 "다른 아이가 곤란한 상황인 것 같아 남일 같지 않아 사줬다"며 "우리 아이도 평상시처럼 하면 잘 할 거라 믿는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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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경찰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경찰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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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실 완료를 10분 앞둔 오전 8시께부터 수험장 앞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여유를 부리며 걸어가던 수험생들은 안내요원들의 지시에 따라 뛰어 들어갔다. 서초구 반포고 앞에서는 경찰 싸이카가 호송한 택시 한대가 정문 앞에 도착했다. 택시 안에는 수험표를 미처 챙겨오지 못해 다시 집에 갔다가 돌아온 수험생과 어머니가 타고 있었다. 무사히 시간 안에 도착한 이들은 거듭 교통경찰관에게 감사를 표했다.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앞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전력질주로 뛰어오는 수험생들의 뒤로 자원봉사자의 오토바이를 타고 황급히 들어오거나 경찰 싸이카를 타고 들어오는 수험생들이 잇따랐다. 정문이 닫히고 왁자지껄하던 수험장 앞은 이내 조용해졌지만, 무사히 시험을 치르길 바라는 학부모들의 마음은 이어졌다. 코로나19로 불안한 수험 준비가 이어졌지만, 이를 이겨낸 아이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학부모 신영일(62)씨는 "오랜 시간 공부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무엇보다 사람을 배려하고 인격을 갖추는 아이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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